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내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를 향한 극우 인사들의 가짜 뉴스 유포에 대응하겠다면서 '언론 인증제' 도입을 제안했다.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들이 브리지트 여사가 원래 남성이었다거나 소아성애자라는 가짜 뉴스를 확산하자 내린 조치다.
2일(현지 시간) 미국 타임지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지역 신문 '라 부아 뒤 노르'(La Voix du Nord) 독자들과의 대화 행사에서 "누가 진지한 사람이고, 누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사람인지 말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인증 제도가 존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내에 대한 가짜 뉴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이러한 인증 제도를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크롱의 이 발언은 당시 사회적으로 크게 주목받지는 않았다. 이후 '프랑스판 머독'으로 불리는 우파 성향 억만장자 뱅상 볼로레가 소유한 매체들이 최근 집중적인 보도로 이 문제를 부각하면서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프랑스 우파 진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제안이 전체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러나 엘리제궁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볼로레가 소유한 언론들이 마치 프랑스 정부가 직접 언론 인증 제도를 운영하려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허위 정보를 퍼트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엘리제궁이 올린 영상 속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언론 인증제를 정부가 운영한다면 독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이 제도를 국가가 아니라 언론인들이 운영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15세 때 친구의 어머니이자 학교 은사였던 브리지트 여사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고, 브리지트 여사가 이혼한 뒤 2007년 결혼했다. 25세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여정에서 핵심 조언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39세로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이 됐으며 2022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브리지트 여사가 양손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을 미는 듯한 장면이 전 세계에 노출돼 불화설이 불거졌다. 브리지트 여사는 이후 영국 국빈 방문 때도 에스코트를 위해 마크롱 대통령이 내민 손을 무시하고 난간을 잡고 내려와 불화설이 재점화 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epy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