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떠난 한국 공무원 부부가 현지 광장에서 쓰러진 심정지 환자를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국위선양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혼잡한 관광지 한복판에서 한국 경찰관이 과감히 응급조치를 시행해 생명을 살렸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오후 5시 30분께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광장 한복판에서 5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주변에는 관광객과 현지인이 모여 있었지만 다들 어찌할 바를 몰라 누구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때 현장을 지나던 윤제헌 경감(35·해양경찰 간부후보 67기)이 즉시 인파를 뚫고 환자에게 다가갔다. 윤 경감은 곧바로 생체반응을 확인한 뒤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그와 동시에 아내와 주변 사람들에게 구조 신고를 요청했다. 약 2~3분 뒤 경찰과 구조대가 도착했고 환자의 호흡을 회복도 돌아왔다.
윤 경감은 뉴스1에 “패키지여행이라 자리 이탈 시 같이 여행하는 팀원들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혹시 잘못되면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잠시 망설였다”면서도 “일단 사람부터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생체 반응을 확인했는데 호흡이 없어서 바로 2~3분간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윤 경감은 국무조정실 안전환경정책관실 재난대응팀에서 파견 근무 중이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사고 및 재난 상황을 즉각 파악해 초동 대응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해외에서도 상황 판단과 조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공무원인 그의 아내 역시 재난 대응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현장에서 함께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경감은 “해외 체류 중 우연히 마주한 상황에서 공무원으로서 당연한 조치를 했을 뿐”이라며 “대한민국 공무원 누구라도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개인의 미담으로 보기보다 해외에서 공직자가 기본 역할을 수행한 사례로 봐달라”며 “특별한 용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사실은 주한 이탈리아대사관에도 전달돼 지난달 28일 에밀리아 가토 대사는 윤 경감 부부를 대사관으로 초청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당시 “양국 우호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영광”이라고 밝혔다고 전해진다. 윤 경감은 “제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한국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와 감사의 표현”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윤 경감에 대해 “24시간 운영되는 재난대응팀에서 주말·휴일·주야를 구분 없이 업무에 투입되면서도 항상 밝고 적극적인 업무태도로 동료들로부터 칭찬을 받아왔다”며 자랑스러움을 나타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ftershoc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