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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했어 엄마, 반갑다 아기야”…국립민속박물관 ‘출산, 모두의 잔치’ 특별전

조선후기부터 자료 328건 전시

저출산 시대 출산의 의미 되새겨

100조각의 천을 이어 만든 남녀 아기들의 백일옷. 최수문기자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에는 100조각의 천을 이어 만든 백일옷을 준다. 왜일까. ‘백’은 우리 민족의 상징인 흰색이자 완전함을 상징하는 숫자 온(100)을 의미하며 또한 아이가 100살까지 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3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 출산 특별전 ‘출산, 모두의 잔치’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출산으로 맺어지는 관계와 그 안에 담긴, 조선 후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조명한다. 모두 328건의 전시 자료를 선보였다.

장상훈 관장은 “저출생 시대 출산에 대한 공감대를 이루고자 조선 후기부터 출산에 대한 자료를 모았다”며 “어려웠던 시대 출산을 돌아보고 미래 출산과 양육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의미”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전은 산모와 아이뿐 아니라 출산을 함께 기다리고 응원해 온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은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1000명이 한 글자씩 써서 만든 책으로, 아이 첫돌 돌상에 올려 많은 이들의 지혜와 복이 아이에게 전해지길 바랐던 소망이 담겨 있다. 아이 백일을 기념해 백 조각의 천을 이어 만든 백일옷은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비는 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나타낸다.

아이를 안고 있는 무학대사를 그린 무신도(오른쪽) 등 출산 관련 부적과 그림.


돌잔치와 남녀 돌복.


이와 함께 자녀의 성장 과정을 기록한 아버지의 육아일기, 딸이 낳을 첫 아기의 건강을 기원하며 어머니가 혼수품으로 만들어준 포대기, 임산부의 신호를 기다리며 밤낮없이 대기하는 조산사의 출장가방 등 50여 명의 사연이 담긴 전시품은 시대를 넘어 이어져 온 따뜻한 마음의 흐름을 함께 보여준다.

출산 관련 속신과 금기가 담긴 조선 후기의 생활 지침서, 1900년대 초반 어머니가 딸에게 남기는 당부의 편지, 1950년대 정부 배포 책자와 2000년대 초반의 육아 서적, 오늘날의 블로그와 단체 채팅방까지 시대별로 여성들이 정보를 얻은 방식의 차이도 흥미롭다.



더불어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 자손을 기원하는 바람은 지역을 초월한다. 산모를 위한 의례에 사용하는 말리 보보족의 가면, 인도의 순산 기원 의례인 발라이카푸, 다산을 기원하는 볼리비아의 파차마마 신상 등 14개국의 전시자료는 산모의 순산과 다산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이 한결같음을 알 수 있다.

전통시대 돌잡이 물건(아래)와 현대 돌이 물건


가족계획을 알리는 정부의 홍보물들.


박물관 측은 생물학적 출산을 넘어 입양 등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마주한 다양한 ‘태어남의 방식’을 함께 살피며, 관람객이 직접 전시 소감과 자신의 출산·탄생 경험을 남길 수 있는 참여 공간도 마련했다. 참여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전시 기념품을 제공하며, 특히 출산을 앞둔 산모가 관람 인증사진과 소감을 남기면 초음파 사진 앨범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출산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 경험이자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온 문화로, 이번 전시가 생명과 돌봄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5월 1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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