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를 앞둔 양효진(18·대보건설)이 프로 통산 67승의 ‘대선배’ 신지애(37)로부터 값진 가르침을 받았다. 선배들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힘’이다.
1일 전화 인터뷰한 양효진은 “올 6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신지애 선배와 한 조에서 경기했는데, ‘나이 어리다고 선배들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네 플레이를 해라’라고 했다”면서 “원래는 선배들 앞에서 혹시 실수하지는 않을까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데 그 이후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제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했다.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양효진은 6언더파 66타를 쳐 나흘 중 가장 좋은 스코어를 적고 단독 6위로 마쳤다.
2007년생인 양효진은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다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중 3이던 2022년에는 고향 제주에서 열린 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14위에 올라 아마추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듬해 국가상비군, 지난해 국가대표를 지내는 등 아마추어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는 올 7~8월에는 점프(3부) 투어 11·12차전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이후 드림(2부) 투어에서 활동하다 지난달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수석으로 통과해 꿈에 그리던 KLPGA 1부 리그 입성을 이뤘다.
양효진은 “5월까지는 아마추어였는데 내년부터 정규투어에서 뛴다고 생각하니 실감이 잘 안 난다. ‘내가 벌써 여기서 뛴다고?’ 이런 생각”이라면서 “데뷔전 첫 홀 티잉 구역을 생각하면 벌써 떨리지만 기대도 되고 재밌을 것 같다. 긴장감을 즐기는 편이라 첫 홀에 갤러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어 “내년 목표는 신인왕과 우승이다. 신인왕은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으니까 욕심나고, 루키 시즌 우승은 기분이 남다를 것 같아서 꼭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158㎝의 작은 체구인 양효진은 평균 240m의 드라이브 샷을 날린다. 페어웨이 키핑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드라이브 거리가 키에 비해서 멀리 나가는 편”이라며 “개인적으로 50도 웨지에서 8번 아이언이 가장 자신 있다. 100~110m 거리에서 치면 핀 2.5m 안에는 볼을 붙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자평했다.
다음 달 떠나는 태국 전지훈련에서 양효진은 체력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정규투어는 2부 투어와 다르게 카트 없이 걸어서 경기해야 한다. 따라서 내년에는 체력이 관건이 될 것 같다”며 “요즘도 매일 5㎞ 정도는 뛰고 있지만 전지훈련에서는 러닝하면서 오르막도 뛰고 계단 오르기, 고강도 인터벌 훈련 등으로 체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쇼트 게임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예정이다. “긴장하면 짧은 퍼트를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퍼터 연습을 많이 하고, 쇼트 아이언 샷도 연습해 부족한 부분을 확실하게 보완해서 데뷔하고 싶다.”
양효진은 선수 생활은 신지애처럼, 플레이 스타일은 ‘돌격대장’ 황유민을 닮고 싶다고 했다. 그는 “롤모델인 신 선배처럼 자기 관리도 잘하고 길게 오랫동안 꾸준하게 잘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경기 스타일은 파5 홀에서도 공격적으로 2온 시도하는 황유민 선배의 대담함을 닮고 싶다”고 했다. 골프 인생의 꿈을 묻는 질문에는 “세계 랭킹 1위와 올림픽 금메달이다. 특히 올림픽은 꼭 나가고 싶다. 올림피언이라는 타이틀은 아무나 달 수 있는 게 아니라서 꼭 얻고 싶다. 물론 금메달을 딴 올림피언이면 최고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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