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 기는 골퍼가 다 모였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장타왕을 하려면 어느 정도 멀리 때려야 할까. 올해 드라이버 샷 1위는 올드리치 포트지터(남아프리카공화국)다. 평균 325야드를 날렸다. 하지만 역대 한 시즌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1위는 아니다.
1일(한국 시간) 미국 골프위크는 1980년부터 올해까지 PGA 투어 장타왕을 모아 소개했다. 역대 1위는 2023년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평균 326.3야드를 날렸다. 매킬로이는 올해 서른여섯인데도 평균 323야드를 때려 21세 포트지터에 이은 전체 2위에 올랐다.
롱 드라이브 측정은 1980년부터였고 그해 초대 장타왕은 댄 폴(미국)이었다. 274.3야드를 기록했다. 올해 포트지터의 325야드와 비교하면 45년의 세월을 두고 50야드 이상 차이가 난다. 폴은 이듬해 평균 280야드 이상을 찍어 2년 연속 장타왕에 올랐지만 2년 간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
관련기사
평균 300야드 시대는 괴짜 장타자 존 댈리(미국)가 열었다. 1997년 302야드를 시작으로 평균 300야드를 밥 먹듯 찍어냈고 2002년 306.8야드를 끝으로 왕좌에서 영원히 내려갔다. 독특한 오버 스윙의 댈리는 총 열 한 번이나 장타왕 영예를 누렸다. 가공할 장타로 메이저 대회인 1991년 PGA 챔피언십과 1995년 디 오픈 트로피까지 품었다.
행크 퀴니(미국)라는 선수도 있었다. 2002년 댈리가 307야드 가까이 찍으면서 310야드에 대한 기대를 키웠는데 퀴니는 바로 다음 해인 2003년에 신인으로 무려 321.4야드를 기록해 골프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하지만 퀴니는 특출한 장타를 끝내 정규 대회 우승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2004년 ‘외나무다리의 결투’라는 이벤트 대회가 있었는데 퀴니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짝을 이뤄 댈리·필 미컬슨(미국)을 18홀 매치플레이로 이겼다. 경기 중 4개 홀에서는 장타 대결도 벌어졌다. 3개 홀에서 댈리가 가장 멀리 보냈고 나머지 한 홀에서는 미컬슨이 1위를 했다.
퀴니는 돌연변이였다. 그가 평균 320야드 벽을 깬 이후 16년 동안이나 평균 320야드 장타왕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2020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디섐보는 322.1야드를 찍어 퀴니의 오랜 기록을 깨부쉈고 2021년 323.7야드로 기록을 연장했다.
이제 관심은 매킬로이의 326야드를 넘어 330야드 벽이 언제 깨지느냐에 모인다. 다만 PGA 투어의 평균 드라이버 샷 수치는 좀 걸러서 받아들여야 한다. 측정은 매 라운드 2개 홀에 한해 진행되며 페어웨이를 지키든 벗어나든 상관없다. 투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들인 우즈와 미컬슨은 한 번도 장타 1위에 오른 적 없다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igue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