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한 여성이 평생 코가 막혀 입으로만 숨을 쉬어온 이유가 코 속에 들어간 테이프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칸델라 레이바울드(35)는 태어난 이후 줄곧 오른쪽 콧구멍이 거의 통하지 않는 상태로 살아왔다. 그는 숨이 잘 들어오지 않는 코를 평생 감당해 왔고 성장하면서 운동할 때나 잠을 잘 때마다 입으로 숨을 쉬는 방식에 익숙해졌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10만 5000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건강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그는 오랜 시간 자신에게 비염이나 구조적 문제 정도가 있다고만 생각했다.
그는 약 1년 전 심한 부비동염을 겪었지만 당시에는 CT 검사를 받을 여건이 되지 않아 치료를 마치고 넘어갔다. 이후 증상은 잠시 가라앉았으나 한 달 전 다시 나타났고 오른쪽 뺨에 강한 통증이 생기자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진 과정에서 의사는 오른쪽 비강 내부에 용종처럼 보이는 의문의 물체를 확인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CT 촬영을 요청했다.
검사 결과 약 8×6㎜ 크기의 부분적으로 굳어진 물질이 그의 오른쪽 콧속 깊은 곳에서 발견됐다. 보고서에는 ‘부분적으로 석회화된 국소물 이미지’라는 표현과 함께 비강 이물질이 장기간 체내에 머물며 형성되는 ‘비석’ 가능성이 언급됐다. 그는 촬영 결과를 들고 다시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내시경을 이용해 내부를 정밀하게 확인한 뒤 집게로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꺼내는 과정은 거의 한 시간 동안 이어졌고 의사는 결국 문제의 물질을 밖으로 빼냈다.
해당 물질은 접착 테이프 조각으로 여러 번 접혀 말린 형태로 발견됐다. 다만 칸델라는 언제, 어떻게 테이프가 코 안으로 들어갔는지 기억이 전혀 없었으며 어머니와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1990년 그가 태어났을 당시 신생아실에서 호흡곤란을 겪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칸델라는 그 시기에 비강 튜브가 삽입됐을 가능성이 있고 제거 과정에서 아주 작은 조각이 남겨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그는 “아마 아기 때부터 있었던 것 같다”며 “어릴 때부터 코로 숨 쉬기 어려운 상태에 완전히 적응해버려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른쪽 코로 공기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운동하거나 잠을 잘 때마다 입으로 호흡해야 했다”며 “지금처럼 구체적인 정보나 주의사항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이런 호흡 방식의 후유증도 크게 의식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발견을 계기로 평생 불편했던 호흡 문제가 단순한 체질이나 당연한 현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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