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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뺑뺑이 해결" vs. "신종리베이트" 닥터나우 방지법, 갑론을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닥터나우 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 임박

플랫폼기업의 의약품 도매업 겸영 금지조치

의약품 재고 파악 용이해 이용만족도 높은데

제휴약국 특혜·신종 리베이트 가능성 우려

원격의료산업협의회 소속 비대면진료 플랫폼 기업 대표들이 10일 '국민 경험과 수요에 기반한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위한 정책 제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원격의료산업협의회




국내 최대 비대면진료 플랫폼 기업인 닥터나우를 겨냥한 ‘약사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시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여당이 '신종 리베이트' 가능성을 들어 닥터나우가 1년 넘게 합법적으로 운영해 온 의약품 유통사업을 막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발단이다. 닥터나우는 지난 28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호소문을 보내 사실상 사업 중단 위기를 호소하고 나섰다. 스타트업 업계는 이미 적법하게 허가된 사업에 대해 법적 근거 없이 우려만으로 금지시키는 법안이 추진된다는 점에서 ‘제2의 타다금지법’이라고 지적한다.

29일 의료계와 스타트업 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달 2일 비대면진료 플랫폼 기업의 의약품 도매업 겸영을 금지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닥터나우 등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해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의결한 이 법안은 이른바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린다. 해당 법은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 기능을 수행하거나 제휴 약국과 특수관계에 있는 도매상을 통해 의약품을 공급하는 행위를 원천 금지한다. 그동안 보건복지부 허가를 받고 합법적으로 도매업을 운영해 온 닥터나우·메라키플레이스 등은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기존 사업 모델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닥터나우는 작년 3월 의약품 도매업체인 비진약품을 자회사로 설립하고 올 초 흡수합병했다. 대다수 약국들은 인근 병원에서 처방하는 의약품을 주로 취급한다. 그간 약배송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비대면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처방전에 명시된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약국을 찾아 헤매야 했다. 공휴일이나 심야 시간대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비대면진료의 취지가 무색하게 '약국 뺑뺑이'란 기현상이 초래된 것이다.

플랫폼이 전문의약품을 직접 공급하면 약국의 재고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닥터나우가 의약품 도매업에 발을 들인 건 이런 판단에서였다. 현재 닥터나우와 제휴를 맺은 약국은 3200여곳에 달한다. 그 중 1200여곳이 닥터나우의 자회사인 비진약품으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고 있다. 이들 약국은 공급량과 조제 이력을 기반으로 실시간 잔여 재고 확인이 가능하다. 처방받은 약의 재고가 없어 헛걸음을 할 필요가 없으니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그런데 닥터나우가 이 같은 사업 모델을 통해 특정 약국에 처방전을 몰아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플랫폼 이용자에게 제휴 약국을 우선 노출해 약사법은 물론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를 계기로 일파만파 커졌다. 정진웅 닥터나우 대표는 국감 당시 제휴 약국에 특혜를 준다는 지적에 대해 "재고 확실 표기 등 특정 약국 우대 논란은 지도 기반 노출 구조여서 특정 약국 우대가 불가능하며 환자가 약국 10곳에 전화를 돌리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대한약사회를 중심으로 "무분별한 비대면진료를 조장하고 약국이 플랫폼에 종속될 것"이란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결국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 진출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국회 본회의 통과를 남겨뒀다. 플랫폼이 의약품 유통에 직접 관여하면 특정 약국을 우대하거나 특정 제약사 제품 처방 및 판매를 독려하는 신종 리베이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여당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의약품 유통의 공정성을 지키려는 의도와 별개로 그 방법의 합리성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있다. 벤처·스타트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특정 기업을 겨냥한 데다 이미 영위 중인 사업을 사후적으로 불법화한다는 점에서 2020년 모빌리티 혁신을 막은 '타다 금지법'과 비슷하다고 본다. 벤처기업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법적 근거 없이 제기된 '그럴 수도 있다'는 우려만을 이유로 이미 적법하게 허가된 사업 자체를 금지해 법치주의 원칙에도 크게 반하는 입법"이라며 "법을 준수해 사업하더라도 언제든지 금지될 수 있다는 또 다른 위험한 선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리베이트, 담합, 환자 유인 등 우려되는 모든 행위는 이미 약사법, 공정거래법, 의료법 등 현행 법률로 규제 및 처벌이 가능해 충분한 사후 규제 수단이 있음에도 합법적 사업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이중 규제라는 지적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역시 "작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우려에 대해 이미 충실히 소명했고 이후 우려했던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입법이 추진된 점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며 "전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전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개정안이 시행되고 플랫폼의 의약품 공급이 막히면 약국이 수동으로 의약품 재고를 플랫폼에 입력해야 한다. 실시간 재고 확인이 가능하던 때보다 정확성이 떨어지니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50곳이 넘던 관련 스타트업은 법제화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줄도산해 현재 20여 곳만 남았다. 국회 문턱을 넘은 의료법 개정안에서 플랫폼 규제가 대폭 강화된 탓에 오랜 숙원인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목전에 두고도 웃기 힘든 처지다. 비대면진료 중개매체를 운영하려는 사업자는 복지부에 신고해야 하고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 인증이 의무화됐다. 의료기관·약국 추천·유도 금지, 금전적 이익 제공·수취 금지, 의료적 판단 개입 금지, 개인정보 최소수집·즉시 파기 등의 의무와 함께 위반 시 징역 3~5년, 벌금 3000만~5000만원 등 현행 의료법 체계 대비 강도 높은 형사 처벌이 적용된다.

"약국뺑뺑이 해결" vs. "신종리베이트" 닥터나우 방지법, 갑론을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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