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서초동 야단법석] 정치 사건 결론은 누가 내리나…패스트트랙·대장동이 던진 질문

정치 사건서 ‘불복 여부’가 사실상 결론

1·2심보다 항소 여부가 종착점

법조계 “항소 기준과 책임 구조 공개 필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1심 선고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서 잇따라 나온 검찰의 항소 불제기 결정이 정치적 사건의 실질적 결론을 법원이 아닌 검찰이 좌우하는 구조를 고착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심 판결보다 오히려 검찰의 불복 여부가 사건의 종착점을 사실상 결정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항소 판단의 기준과 책임을 어디까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법조계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서 검찰이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에 대한 항소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일부 피고인은 1심 판결로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서도 검찰이 핵심 피고인들에 대해 상급심 판단을 구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관심이 큰 사건에서 판결의 최종 향방이 항소 여부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를 두고 “형식적으로는 사법 판단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소권자의 선택이 사건의 최종 결론을 정하는 모양새”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 전직 부장판사는 “정치 사건일수록 1·2심 판결보다도 검찰의 항소·불항소 결정이 더 큰 정치적 메시지를 갖게 되는 구조”라며 “결국 법원이 판결로 최종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항소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순간 사건의 결말이 사실상 정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국민의힘 전현직 피고인 26명 가운데 21명이 항소장을 제출한 반면, 송언석 원내대표, 김정재 의원,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등 5명은 항소하지 않았다. 검찰이 이들에 대해서도 불복 절차를 밟지 않으면서, 미항소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송 원내대표와 김 의원은 각각 벌금 1150만 원, 홍 전 수석은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박주민 의원 등에 대해서는 아직 항소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박범계 의원에게 벌금 400만 원, 박주민 의원에게 벌금 300만 원, 김병욱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에게 벌금 1500만 원, 이종걸·표창원 전 의원에게 각각 700만 원과 500만 원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9일 예정으로, 1심 결과 이후 검찰이 항소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최종 종결 여부가 다시 한 번 검찰의 선택에 맡겨지게 된다.



앞서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서도 검찰이 핵심 피고인들에 대해 상급심 판단을 구하지 않으면서, 법원의 판단은 항소심 단계에서 재검증되지 못한 채 그대로 종결됐다. 두 사건 모두에서 “정치적 파장이 큰 사건일수록 최종 판단의 형식은 법원 판결이지만, 실질적 종결 권한은 검찰의 불복 선택에 귀속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 제기 여부는 검찰의 재량에 속한다. 다만 정치적 이해관계와 직결된 사건에서 잇따라 불복하지 않는 결정이 이어지면서, 그 판단 기준이 과연 일관되고 투명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두고 문제 제기가 커지고 있다. 대검 예규에는 형의 종류가 달라지거나 구형 대비 선고형이 현저히 낮을 경우 항소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사건의 정치성·사회적 파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핵심 쟁점은 검찰의 항소 불제기가 단순한 절차 선택인지, 아니면 정치 사건의 실질적 종결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준사법적 판단으로 기능하고 있는지에 있다. 법조계에서는 항소 판단의 기준과 책임 구조를 어디까지 공개하고, 어떤 방식으로 사후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