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의 YTN 최대주주 변경 승인 처분이 법원 판단으로 취소되면서 민영화 절차 역시 원점에서 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재판부는 상임위원 2명만으로 이뤄진 방통위 의결은 합의제 행정기관의 적법한 의사결정이 아니라고 보고, 과반수 충족 여부 뿐 아니라 합의제 구조의 실제 작동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먼저 방통위가 법에 따라 5인 상임위원 전원 체제로 운영되도록 설계된 합의제 행정기관이라는 점을 짚었다. 재판부는 특히 ‘재적’과 ‘과반’이라는 문언을 기계적으로 해석할 수 없고,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방통위를 합의제 기관으로 설치한 헌법과 입법 취지까지 함께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원 시 보궐위원을 두도록 한 규정, 위원회 소집 권한이 법에 명시된 점, 여야 추천 몫에 따른 정치적 견제와 균형 구조 등은 모두 위원 간 토론과 다수의 합의를 전제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한 장치라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당시 국회 추천 몫인 여야 위원 3명이 모두 공석인 상태에서 대통령 지명 위원 2명만으로 의결이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방통위가 전제로 한 정치적 견제와 균형 구조 자체가 무너진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재적위원 과반 찬성’ 규정 역시 형식적인 숫자 요건이 아니라 합의제 기관의 운영 구조를 전제로 해석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 같은 전제 아래 법원은 2인 체제에서 이뤄진 의결이 합의제 행정기관의 구조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본격적으로 검토했다. 재판부는 “재적 2인 사이에서 의견 교환은 가능하더라도, 1명이 반대하면 더 이상 다수결이 성립할 수 없고, 토론과 설득을 통한 합의라는 기능도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2인 체제에서는 합의제 행정기관이 전제로 하는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주요 의사결정은 상임위원 5인 전원이 재적된 상태에서 3인 이상 찬성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하게 결원이 존재하더라도 합의제 기관으로 기능하려면 최소 3인 이상은 재적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결론이다.
법원은 방통위 측이 제기한 ‘2인 체제를 부정할 경우 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반 행정 업무는 단독 처리도 가능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행정 공백 논리를 이유로 2인 체제 의결을 허용할 경우, 향후 대통령이나 국회가 위원 임명을 지연하더라도 위법한 의결이 반복적으로 정당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고가 이번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는 판단이 갈렸다. 재판부는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에 대해 방송법상 직접적으로 보호되는 개별적 권리가 인정되기 어렵고, 근로조건 침해 역시 법적으로는 간접적인 불이익에 불과하다며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YTN 우리사주조합에 대해서는 출자자 변경의 직접 상대방은 아니더라도, 주주로서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며 원고 적격을 인정했다.
한편 방통위 2인 체제 문제는 앞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도 쟁점이 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이 전 위원장의 탄핵 여부만을 판단했을 뿐, 2인 체제 의결의 적법·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다. 다만 소수 재판관은 “합의제 행정기관인 방통위는 최소 3인 이상의 재적위원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별도 의견을 밝혀 2인 체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법원 판단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YTN 민영화가 법치와 상식을 벗어난 정치적 개입이었음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여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도 페이스북에 “법원이 친윤(친윤석열) 편파방송 YTN에 철퇴를 내렸다”고 평가했다. 반면 그간 YTN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여 온 국민의힘은 법원 판단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외환위기 이후 정상화된 공기업 지분을 계속 보유할 필요가 없고, ‘헐값 매각’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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