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실험실은 실험 공간과 연구 장비를 여러 기업이 함께 사용하는 협업형 연구 인프라로, 최근에는 기술 기업의 R&D와 이노베이션을 촉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최초 민간 주도형 공유실험실 ‘에스앤에스랩(S&S Lab)’은 기존의 ‘공간 중심’ 운영 방식을 넘어, 딥테크 기업의 성장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운영 중심 생태계 모델로 방향을 확장하고 있다. 서울 성수와 구로에 위치한 두 거점을 기반으로 기업·스타트업·아시아 시장을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으며, 실험실 대여에 그치지 않고 ▲연구 ▲사업화 ▲시장 ▲글로벌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운영사가 설계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에스앤에스랩은 현재 성수 300평, 구로디지털단지 550평 등 총 850평 규모의 실험실을 운영 중이다. 이는 공공이 아닌 민간이 직접 구축·운영하는 공유 실험실 중 국내 최대 규모다. 두 거점에는 바이오, 식품, 헬스, 정밀소재, 세포 연구 등 다양한 딥테크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공용 장비·연구 환경뿐 아니라 사업화 과정까지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생태계는 그동안 오송·송도·광교·문정 등 전국 곳곳에서 클러스터 조성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 클러스터 내부에서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는 운영 전문성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졌다. 공간은 조성되었지만, 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은 “공간 공급”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 보스턴·샌디에이고의 바이오허브에서는 LabCentral, BioLabs와 같은 민간 운영사가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들은 연구공간, 공동장비, 기업 협업 프로그램, 스타트업 행사, VC 연계 등을 통합 운영하며, 공간을 넘어 ‘혁신을 움직이는 사업자’로 기능해왔다.
에스앤에스랩은 이러한 글로벌 모델을 국내 실정에 맞게 구현하려 한다고 전했다. 성수 거점은 R&D-브랜딩-커머스가 빠르게 연결되어야 하는 푸드테크·헬스 기업이 주로 입주해 있으며, 구로는 보다 기술 중심의 바이오·분석 기반 기업이 모여 있다. 각 거점은 기업의 성향과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두 사이트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에스앤에스랩은 국내 실험실 운영에 머무르지 않고,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오픈이노베이션 거점을 구축하면서 한국 스타트업이 아시아 시장에서 바로 검증·협업·확장을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의 기업·정부·재단과 한국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기술 검증(PoC)·시장 테스트 등이 가능한 새로운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
에스앤에스랩 관계자는 “우리는 실험실을 빌려주는 회사가 아니라, 기술 기업이 성장하는 흐름을 설계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딥테크 기업이 아시아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공유 실험실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운영사 모델’은 부족한 상황에서, 에스앤에스랩의 시도는 한국 공유랩 생태계가 한 단계 확장되는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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