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인공지능(AI)과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뇌졸중의 건강 이상 신호를 발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28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서우근 신경과 교수는 최근 열린 ‘IN SILICO에서 환자로’ 심포지엄에서 스마트기기와 대화형 상담을 통해 생체 기반 건강 이상 신호를 감지하는 미래형 건강관리 서비스의 기반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피지컬 AI를 통해 분석한 생체 기반 건강 신호를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과 결합해 사용자가 스마트 기기 외에 별도의 장비 없이도 맥박을 측정하거나 발음 이상을 감지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진은 건강 데이터를 다루는 모델인 만큼 개발 과정에서 기존 LLM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히는 '환각 현상'(hallucination)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환각 현상은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가 없는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생성해내는 것을 말한다.실제 기반 기술에 포함된 데이터 관리 모델을 통해 300회 넘게 반복 평가를 진행한 결과 환각 현상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혈류 기반 생체신호 측정과 같은 센서 기술부터 전자의무기록(EHR),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멀티보달 방식의 뇌혈관 질환 예측 모델을 적용해 의료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기획 초기부터 환자 및 소비자 그룹을 핵심 파트너로 참여시켜 설계와 검증 파이프라인 전 과정에 의견을 반영해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한 것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국내 사망 원인 4위인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면서(뇌출혈) 뇌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 막히고 1분이 지나면 뇌세포는 200만 개씩 손상되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119에 도움을 요청해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뇌졸중 '골든타임'은 통상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는 시간인 4시간 30분 내외다. 병원에 도착해 진단과 시술 준비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증상 발생 후 3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뇌졸중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 병원에 도착하는 환자는 30% 미만에 불과해 개선이 요구된다.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주관으로 고려대안산병원, 서울아산병원, 한양대구리병원, 인천대학교가 컨소시엄을 꾸려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으며 3년간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와 관련된 기술 1건을 국내에 특허 등록했으며 의료기관과 환자를 대상으로 폭넓게 적용할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서우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이 환자들의 실제 일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며 "개발된 기술을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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