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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엔비디아 금지령"…미중은 지금 '반도체 중독' 싸움[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

"바이트댄스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금지령"

"신규 주문+기보유 칩도 사용 말라"

美, 90년대 '윈도우'처럼 "美AI에 중독되게" 전략

中은 국산AI칩 장려로 맞대응

美는 中 희토류 제한에 '광물 협정'으로 맞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중국이 바이트댄스에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이 소식통을 인용해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 인공지능(AI) 생태계에 '중독'되게 하겠다는 미국의 공세에 중국이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독점에 세계 각국과 '광물 동맹'을 맺고 있다면, 중국은 미국의 'AI 중독' 전략에 자체 기술 확대로 맞서는 등 미중이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형국이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규제당국은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신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칩을 쓰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엔비디아 칩을 새로 주문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 회사가 보유한 칩도 사용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 엔비디아 AI칩을 신규 주문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보다 강화된 조치다. 다만 AI모델의 훈련을 위해서는 엔비디아 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의 AI 전략에 대한 방어 성격이 짙다. 백악관 내 AI 부서는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미국 AI에 중독되게 해야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스리람 크리슈난 백악관 AI 선임정책자문관은 최근 다샤 번스 폴리티코 백악관 출입기자가 진행하는 '더 컨버세이션' 팟캐스트에 출연해 "1990년대 전세계가 윈도우와 인텔 기술을 사용했다"며 "만약 사람들이 중국 모델과 중국 기술을 사용하는 세상을 만든다면 그건 매우 무서운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백악관 내 AI 부서)가 보는 것은 동맹국과 세계가 미국의 AI를 사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전세계가 사용하며 미국이 IT업계를 평정했듯이 이제는 미국산 AI반도체, 미국 AI 생태계를 널리 퍼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지난 7월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AI반도체보다 한 단계 앞선 반도체를 개발하고 그보다 낮은 사양은 중국이 계속 사도록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중국의 개발자들이 미국 기술에 중독(addicted)될 정도로 중국에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GPU인 H200의 대중 수출 허용 여부에 대해 초기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을 적용한 B200보다는 못하지만 미국이 현재 중국 수출을 허용한 H20보다는 진화된 성능을 지니고 있다.

미국이 이 같은 전략을 취하자 중국도 국산 AI칩 장려로 맞대응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브래디 왕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분석가는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 의존을 줄이고자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은 중국이 AI모델 구동과 추론 작업에만 엔비디아 칩 사용을 금지했고 모델 훈련용으로 사용하려고 구매하는 것까지 완전히 막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산 반도체 기술 역량이 AI모델의 작업 수행은 가능한 수준이지만 데이터를 흡수해 연관성을 이해해야 하는 AI모델 훈련에는 여전히 부족한 탓이다.

중국이 국산 AI반도체 사용을 장려하는 식으로 미국에 대항하고 있다면 미국은 주요국과 '광물 협정'을 맺고 국내에서도 희토류 채굴을 재개하는 등의 방식으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는 상황이다.

"中, 엔비디아 금지령"…미중은 지금 '반도체 중독' 싸움[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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