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이 되면 미국 전역에서 테슬라 자동차 등에서 나온 폐배터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의 소재 추출 기업과 강력한 협력 체계를 갖춰 나가겠습니다."
로버트 강 블루웨일머티리얼즈 대표는 26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폐배터리 재활용(리싸이클링) 사업 전략에 대해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5년 미국 워싱턴DC에서 설립된 블루웨일은 사용을 마친 배터리를 수거·방전·분해·파쇄해 얻는 '블랙매스'를 생산하고 있다.
검은색 분말 소재인 블랙매스에는 니켈·코발트·망간·리튬 등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금속이 다량 포함돼 있어 추가 정제 과정을 거치면 양극재 등의 이차전지 소재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블랙매스 시장은 2031년 529억 달러(약 78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버트 강 대표는 "블루웨일은 폐배터리를 모아 분쇄해 블랙매스를 생산하는 전처리 공정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정제(후처리) 단계는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블랙매스를 한국에 공급하길 희망하고 이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순환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 전역으로 블랙매스 생산 공장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합작사 설립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대표적인 블랙매스 정제 기업으로는 포스코HY클린메탈, 성일하이텍(365340), 에코프로(086520), 코스모화학, 재영텍, IS에코솔루션 등이 있다.
블루웨일은 2015년 설립 초기에는 단순히 폐배터리를 모아 재활용 기업에 공급하는 수거 역할에 집중했다. 최근 들어서는 기술력을 확보해 직접 블랙매스를 생산하는 단계로 사업을 확장했다. 올해 8월 미국 오클라호마주 바틀즈빌에 연 1만 4000톤 규모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블랙매스 생산 공장을 가동했다.
블루웨일의 강점으로는 2015년부터 미국 전역의 폐배터리를 한데 모아온 경험이 있는 만큼 안정적이고 폭넓은 공급망 체계를 갖추고 있는 점이 꼽힌다. 미국 정부기관인 에너지부(DOE)에서 5500만 달러(약 807억 원)의 지원금을 확보하는 등 공신력도 갖췄다.
블루웨일은 아직 미국 시장에는 블랙매스 생산에 있어서 뚜렷한 강자가 없는 만큼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우리는 이미 검증된 열 처리 공법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해 블랙매스를 생산하는데, 이후 정제 공정을 효율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 기술은 한국에서는 흔할 수 있지만 아직 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폐배터리 확보 역량과 생산 기술, 한국과의 협력 체계를 통해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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