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중국에서 신모델 30종을 내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전기차(EV) 생태계가 잘 갖춰진 중국에서 생산하면 비용이 독일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만큼 이를 활용해 성장 동력을 다시 마련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중국 내 연구개발(R&D) 역량이 강화되면서 처음으로 본사가 있는 독일 이외 지역에서 차량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운전 보조 시스템 등 신기술을 테스트하고 실증하면서 상용화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폭스바겐은 최근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있는 자사 중국기술센터(VCTC)가 최종 확장 공사를 마무리한 만큼 신차 생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장 큰 매력 요인은 저렴한 생산 비용이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제조할 경우 비용이 최대 50%까지 절감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터리 공급망, 인건비 경쟁력, 세계적인 부품 공급처 등 전기차 생태계가 두루 잘 갖춰진 덕분이다. 실제 폭스바겐은 허페이 VCTC를 활용해 신형 전기차 개발 기간을 기존의 약 50개월에서 30% 단축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 같은 경쟁력과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향후 5년간 전기차 라인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내 점유율을 회복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중국 상하이 컨설팅 업체인 오토모빌리티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내연기관차량 시장에서 여전히 약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내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생산 순위에서는 상위 1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폭스바겐의 대대적인 중국 투자는 본사가 있는 독일 공장에서 진행되는 감원 행보와도 비교된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독일 내 공장 인력 3만 5000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유럽 내 자동차 수요 부진에 따른 조치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판매 부진, 미국 관세로 인한 재정 부담, 유럽의 전반적인 자동차 수요 위축 등으로 폭스바겐의 신속한 대응이 시급해진 상황”이라며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과 일부 전기차 출시 연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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