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등·하원을 맡길 사람을 구한다며 ‘건당 3000원’의 보수를 제시한 당근마켓 구인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낮은 보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돌봄 업무의 적정 보상과 안전 책임 문제를 둘러싼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돌봄 인력 부족 문제와 맞물린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맞벌이·한부모·저소득 가정의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육아 돌보미를 연결하는 공공 돌봄 제도를 운영해 왔다. 서울시 아이돌보미의 기본 시급은 1만590원으로 최저임금보다 소폭 높지만, 이조차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이 지속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처우 개선을 위해 시간당 1000원의 ‘서울형 틈새 돌봄’ 수당과 병원동행·등하원 인센티브(월 최대 10만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보강 정책에도 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 공급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어 문제는 더 심화된다. 최근 맞벌이 증가와 돌봄 수요 확대로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장기 대기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실제 서비스 이용 가구는 6503가구였으나 지난 3월 기준 1711가구가 평균 9.5개월을 기다리고 있었고, 일부는 최장 19개월 이상 대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당근마켓에 올라온 ‘등·하원 도우미’ 구인 글이 지나치게 낮은 보수로 논란을 빚은 것이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당근마켓에 게시된 “등·하원 도와주실 분”이라는 글의 캡처본이 공유됐다. 작성자 A씨는 “4살 남아의 등·하원을 차량으로 부탁한다”며 등원 시간과 거리를 소개한 뒤 “2026년 2월까지 꾸준히 맡아줄 분”이라고 조건을 제시했다.
A씨는 “자차로, 운전 가능한 50대 이하 여성 환영” 등의 조건을 덧붙였지만 보수가 ‘건당 3000원’으로만 적어 왕복 3000원인지, 등·하원 각각 3000원인지도 명확히 하지 않아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아동 안전 책임을 지는 업무에 3000원은 터무니없다”, “택시 기본요금보다 싸다”, “기름값도 안 나오는 금액” 등 반응을 보여 논란이 확대됐다. 이후 게시글은 시급 1만5000원으로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근마켓에서 거래되는 등·하원 도우미 시세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11월 기준 서울 사당동·경기 이의동은 시급 1만5000원 안팎, 서울 반포동은 2만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업무 범위가 넓어질 경우 금액은 더 오른다. 등·하원 동행에 돌봄·식사 챙기기·목욕 보조까지 포함할 경우 일급 10만원 사례도 있다. 모집 조건은 대부분 ‘집 근처 거주자’, ‘비흡연자’, ‘보건증 제출’, ‘아이에 대한 책임감·애정’ 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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