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대학의 학과별 경쟁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몇년간 코딩 열풍으로 인기를 끌었던 소프트웨어(SW) 관련 학과는 고용시장 위축으로 응시자 수가 감소한 반면, 반도체 수요 우상향에 따른 기대로 반도체 관련 학과 지원자는 대폭 늘었다.
26일 진학사가 반도체공학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5개 대학(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의 모의지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학과 지원자 수는 지난해 1646명에서 올해 2482명으로 50.8% 늘었다. 이는 자연계 입시생 전체 증가율 35.3%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반도체학과 경쟁률 또한 22.55대1에서 35.46대1로 껑충 뛰었다.
반면 5개 대학의 컴퓨터·SW 계열은 모의지원 수는 지난해 1899건에서 올해 1508건으로 20.6% 감소했다 진학사 측은 “올해는 수험생 증가와 수능 난이도 등의 요인으로 동일 시점 대비 모의지원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이에 해당 대학의 자연계열 전체 모의지원 증가율인 ‘1.35배’를 기준 지표로 삼아, 두 학과군의 ‘상대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반도체 업황 활황 등 산업구조 변화와 관련이 깊다. 생성형AI 확산에 따른 D램 초과 수요에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시가총액은 1년새 2배 이상 뛰었으며, SK하이닉스는 올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1인당 평균 1억원의 성과금을 지급하는 등 반도체 인력에 대한 처우도 대폭 개선되고 이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반도체 인력 수요는 꾸준할 전망이다.
반면 SW 학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입지가 줄고 있다. 웬만한 코딩 프로그램은 AI를 활용해 작성할 수 있어 고숙련 개발자 외에는 인력 수요가 많지 않을 전망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이번 모의지원 결과는 이공계 최상위권 학과의 선호 방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반도체 계약학과는 수험생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반면 컴퓨터·SW 계열은 감소해, 수험생들이 산업 전망에 대해 느끼는 기대치가 다르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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