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도권 집값이 2~3%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1% 내외 하락하며 양극화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5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2026년 건설·주택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주택 시장의 지역 간 편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고하희 건정연 부연구위원은 “수도권은 착공 감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3기 신도시 공사 지연 등 구조적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 뒤 내년 수도권 매매 가격이 2~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지방은 인구 감소, 수요 둔화와 미분양 부담이 이어져 보합 혹은 1% 내외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수도권은 매수 심리·거래·가격이 모두 회복됐지만, 지방은 미분양 누적과 수요 약세로 하락·정체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월평균 약 6만 7000가구로, 이 중 80%가량이 지방에 몰려 있다.
전세 시장은 매물 감소의 영향으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고 부연구위원은 “전세대출 규제와 기존 세입자의 계약 갱신 증가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며 “공급이 축소돼 수도권은 3%, 지방은 2%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올해 건설 경기에 대한 분석과 내년 전망도 다뤄졌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 PF 불확실성 감소, 공사비 안정, 이익 지표 개선 등 우호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착공 등의 선행 지표 부진이 누적되고 있고 지역 건설 경기 양극화, 안전 규제 부담이 여전히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건설 투자는 약 9% 감소한 264조 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1998년 건설 투자가 13.2%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 폭인 데다 5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은 통계 작성 이래 최초”라고 지적했다. 내년 건설 투자는 약 2% 증가한 269조 원에 그칠 전망이다. 수주, 허가, 착공 등의 선행지표가 미진하고 지방 건설경기 회복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전문 건설업 계약액 또한 올해 7% 감소 후 내년 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박 연구위원은 “공사 종류별 회복 속도 차이와 지방 전문업체의 경영 부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수 건정연 원장은 “우리나라 건설투자는 1990년대 이후 성장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향후에도 평균 0~1% 수준의 저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성장률 대비 낮아진 건설투자 증가율,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의 장기적 감소 등 구조적 제약이 지속되는 만큼 산업 전반의 새로운 생존 전략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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