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의 한 전통시장에서 60대가 몰던 트럭이 시장 내부로 돌진해 시민을 들이받아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시인했다. 지난해 7월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운전자가 60대 고령이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고령자 운전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고령 운전자 141명에게 지원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분석했다. 비정상적 가속으로 인한 페달 오조작 의심 건수는 71회로 집계됐다.
전·후진 시속 15㎞ 이하 주행 중 가속페달을 액셀 포지션 센서(APS)값 기준 80% 이상 밟거나, 주행 중 급가속으로 4500rpm(분당 엔진 회전수)에 도달한 경우를 의심 건수에 포함했다. 경찰과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운전자의 평소 운전 습관을 먼저 파악한 뒤 이 같은 페달 오조작 의심 사례를 선별했다. 경찰 관계자는 “방지장치로 비정상적인 가속을 원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2029년부터 제작·수입되는 승용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관련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그러나 대상이 신차에 국한됐고, 시행 시기까지 공백이 불가피하다. 기존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아직 안전성을 검토하는 단계다. 자동차의 안전한 운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임의설치를 금지하는 자동차관리법 35조2항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다음 달부터 고령 운전자 730명을 대상으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2차 보급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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