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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준공 쇼크’ 신탁사 3곳 중 1곳 적자…3분기 누적 손실 1530억

14곳 중 5곳 누적 영업이익 적자

우리자산, 작년 흑자서 1846억 손실

중소건설사 줄도산 부실 떠안아

지식산업센터 공급과잉도 '뇌관'

책준 손배소서도 잇단 패소 판결

4분기에도 실적 악화 이어질 듯





올 3분기까지 주요 신탁사들의 누적 영업손실이 1500억 원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호황기에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으로 몸집을 빠르게 불렸던 신탁사들이 2022년 이후 미분양과 공사 지연이 누적되며 막대한 비용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법원이 신탁사의 책임준공 의무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4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개 부동산신탁사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530억 원에 달했다. 특히 14개 신탁사 중 5개 신탁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자산신탁의 영업손실이 1846억 원으로 가장 큰 가운데 교보자산신탁(714억 원), KB부동산신탁(292억 원), 무궁화신탁(216억 원), 코리아신탁(139억 원) 등도 영업이익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7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 135억 원 손실을 기록한 후 2분기(누적) 935억 원 손실, 3분기(누적) 1846억 원 손실로 영업 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이는 과거 신탁사들이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리던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의 후폭풍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은 건설사가 부도 등의 이유로 약속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다. 그런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비용을 버티지 못한 중소건설사들이 기한 내 준공을 마치기는커녕 줄도산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신탁사가 물어내야 하는 부실채권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특히 지방의 물류센터·지식산업센터는 공급과잉까지 겹치며 신탁 업계 부실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비주택은 책임준공형 신탁사업이 떠맡은 대표적인 분야인데다 후발주자인 금융계열 신탁사들이 건설경기가 좋을 때 적극적으로 영업을 떠맡았던 분야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가뜩이나 위축된 부동산 경기 속에서 책임준공형 신탁을 둘러싼 소송전에서 신탁사들이 줄줄이 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한 신탁사가 대주단에 대출 원금과 연체 이자를 모두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이 신한자산신탁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피고 측이 575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올해 5월 경기 평택시 어연리 물류센터 신축 사업의 부동산 PF 대주단이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리금 256억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이후 유사 판결이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아직 소송이 제기되지 않은 책임준공 미이행 사업장에서 소송이 물밀듯 제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탁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대법원에서도 원심을 인용하는 판결이 나온다면 신탁사들이 감당해야 할 금액이 어마어마하게 불어난다”며 “책임준공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회사 중 재무 여력이 없는 일부가 버티지 못하고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추가 충당금 적립 압박으로 재무 건전성의 추가 악화 가능성도 예상된다. 14개 신탁사의 3분기 신탁계정대 총액은 8조 8355억 원으로, 지난해 말(7조 7016억 원)은 물론 2분기(8조 4528억 원)보다도 더 불어났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신탁재산 명의로 빌린 자금이다. 사업이 실패하면 신탁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신탁사의 책임준공을 둘러싼 소송 리스크는 매각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궁화신탁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며 매각시장에 나와 있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PF 대주단과의 소송에서 신탁사가 잇따라 패소하고 있는데 패소에 따른 원리금과 지연손해금은 재무제표상 부채에 잡히지도 않는다”며 “일부 기업이 무궁화신탁 인수에 관심이 있었지만 안 그래도 많은 부채에 소송리스크까지 겹치며 발을 빼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책임준공 쇼크’ 신탁사 3곳 중 1곳 적자…3분기 누적 손실 153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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