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성과 급한 트럼프 "종전 가까워" 러는 '글쎄'[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

"지난 1주일간 엄청난 진전"

"위트코프, 푸틴 만날 것"

라브로프 "미러 회담 합의 반영해야"

우크라 정권교체·나토 확장 종료 등

공화당 내 트럼프 평화구상 반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기념 행사에서 칠면조의 크기를 보고 놀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 종전 합의가 매우 가깝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도출한 평화구상이 지난 8월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의 핵심 사항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지난 1주일간 나의 팀은 전쟁 종식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기존 28개 조항 평화구상은 양측(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추가 의견을 넣어 세밀하게 조정됐고, 이견은 몇 개 조항만 남아있다”고 적었다.

지난 23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기존 종전안의 28개 항목을 19개로 줄이는 새 초안을 도출한 것으로 보도가 됐다.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미국 측 제안이었던 60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변경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추가 확장 제한과 관련한 표현도 완화하는 등 우크라이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에게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라고 지시했고 댄 드리스컬 육군 장관은 우크라이나 측을 만날 것”이라고 썼다. 또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전쟁부)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모든 진전 상황을 보고받을 예정이라면서 "조만간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를 희망적으로 고대하지만, 종전 합의가 마무리되거나 최종 단계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27일)을 앞두고 열린 '칠면조 사면식'에서도 "나는 우리가 (종전안) 합의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러시아 측 반응과는 온도 차가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 "미국이 구상을 공유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미국 계획 초안에 (알래스카) 앵커리지 정신과 문서가 핵심 조항에서 제거됐다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마련한 평화구상이 지난 8월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의 미러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합의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할 의향이 있고 러시아가 전투를 중단한다면 돈바스 지역의 일부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하도록 압력을 가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합의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는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 나토 확장 및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 종료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FT는 "러시아가 알래스카 회담과 다른 제안은 거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중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받기 힘든 것이고 나토 확장 및 무기 공급 중단도 개념이 모호해 쟁점이 될 수 있다.



미 공화당 내에서도 미국의 평화 구상에 대한 반발이 불거졌다. 오랜 기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지낸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켄터키)은 25일 "공격성을 보상하는 협상은 종이 한 장 값어치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내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꼬집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 러시아에 보상을 해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JD밴스 부통령이 “매코넬 의원이 평화계획에 터무니없는 공격을 했다”고 저격하자 매코넬 의원이 이를 재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공화당 돈 베이커 하원의원(네브라스카)도 "의회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지난주 목요일 미 행정부가 제안한 28개의 평화 구상은 미국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럽과 국가 안보를 저해했다.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으로 입지가 취임 초기에 비해 크게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최근 뉴욕시장, 뉴저지·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참패했다. 미 국민들은 물가가 급등한 것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엡스타인 파일 강제 공개 법안을 놓고도 의회 공화당에 대한 장악력이 크게 약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은 트럼프 대통령에 정치적으로 큰 선물이 될 수 있지만 제반 사항들은 크게 긍정적이진 않은 실정이다.

성과 급한 트럼프 "종전 가까워" 러는 '글쎄'[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