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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특구가 키운 '소바젠'…글로벌 바이오텍 노린다

◆기술사업화 성공모델로 우뚝

대덕특구 바이오 스타트업

伊기업에 7500억 기술이전

기초연구부터 기술수출까지

뇌질환 연구분야 전폭 지원

내년 하반기 코스닥 입성 목표

이정호 소바젠 대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도하는 ‘딥테크(Deep Tech)’ 기반 공공기술 사업화 전단계 지원 사업이 하나둘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대덕특구에 자리한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소바젠은 과기정통부와 특구재단의 지원을 기반으로, 전임상 단계에서 75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구발 딥테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연구계 관계자는 “연구개발특구 혁신생태계가 만든 것들이 하나 둘 성공하며 특구지원체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매년 수천 개의 기술이 탄생하지만, 연구실 문턱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기술은 극소수다. 특히 고난도 기초연구와 장기 투자가 필요한 딥테크 분야는 기술과 시장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체계적인 정책적 기반이 요구되는 분야로 분류된다.

◇희귀질환을 표적한 혁신신약의 개발

25일 업계에 따르면 소바젠은 지난 9월 이탈리아의 글로벌 제약사 안젤리니파마(Angelini Pharma)와 75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기초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이 전임상 단계에서 해외 기술수출에 성공한 사례로, 한국 바이오 분야 딥테크가 국제적 경쟁력을 증명한 성과라는 찬사를 받았다.소바젠의 출발점은 연구실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였던 이정호 대표는 희귀 난치성 뇌전증 질환인 ‘국소피질이형성증 제2형(FCD type II)’의 발병 원인이 ‘mTOR 유전자’ 돌연변이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기존에는 병변 부위를 절제하는 뇌 수술이 사실상 유일한 치료법이었으나 치료 효과는 제한적이었고 환자와 가족에게는 지속적인 고통이 따랐다.

이 대표는 치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2018년 창업에 나섰고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해 질병 유발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Antisense Oligonucleotide)’ 방식의 신약 후보물질 ‘SVG105’를 개발했다. 이 후보물질은 기존 치료제와는 완전히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신약으로 주목받았다.

소바젠은 약물의 전달 방식에서도 기존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혈액-뇌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척수강내 직접 주입 방식을 도입, 효과적인 약물 전달 가능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는 ASO 기술뿐만 아니라 뇌 질환 치료 영역의 치료 패러다임에도 혁신적 전환을 제시한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기초연구에서 사업화로, 특구가 만든 창업 성공모델



소바젠의 성과는 기술개발을 넘어 기초연구 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혁신 기술로 전환된 대표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특히 창업 초기 불확실성과 자금난이라는 현실적 장벽을 넘어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기정통부와 특구재단의 지원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2020년 ‘코로나19’ 발발로 민간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시기에도 소바젠은 연구개발특구펀드와 특구펀드 운용사를 통해 총 41억원의 초기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업 기반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었다. 이는 기술의 시장성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선제적으로 투자한 정책 자금이 딥테크 스타트업의 생존과 도약을 견인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사업화 단계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특구재단의 전주기 지원체계가 실질적 역할을 했다. 소바젠은 2026년 하반기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술성 평가, 지정감사 대응, 기업공개(IPO) 전략 수립 등 상장 준비에 필요한 컨설팅을 지원받고 있다. 연구실 단계의 기술이 자본시장 진입을 통해 확장을 모색할 수 있도록 제도적·전문적 기반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소바젠은 대덕특구 내 KAIST 문지캠퍼스에 둥지를 틀고 특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왔다. 지역내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벤처기업이 갖추기 어려운 고가의 장비를 인근 국책 연구기관과 공유함으로써 연구개발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소바젠의 성장 경로는 단일 기업의 성과를 넘어, 기초과학 기반의 기술이 어떻게 정책적 토대 위에서 시장 성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조적 모델이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특구 중심 기술창업 생태계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있음을 입증하며, 딥테크 사업화에 실제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K-딥테크를 이끄는 기술사업화의 현장

소바젠은 기술이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일 후보물질에 의존하지 않고 SVG105의 개발 경험을 토대로 ‘소바르나(Sovarna)’라는 독자적 브랜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뇌질환 분야로 기술을 확장 중이다.

소바젠은 앞으로 글로벌 기술 협력과 국내외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기술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해외 기술을 이전받아 블록버스터를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내 연구진의 역량을 믿고 상호 신뢰를 쌓는다면, 세상을 바꿀 블록버스터급 K-신약은 반드시 대덕특구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소바젠의 7500억 원 기술이전은 끝이 아닌 시작이며 이는 항암제를 넘어 뇌질환 분야로 확장되는 K-바이오의 저력을 입증한 성과이자 과기정통부와 특구재단의 기술사업화 전략이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라며 “특구에서 탄생한 성공 스토리는 제2, 제3의 소바젠을 꿈꾸는 기술 창업가들에게 강력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정체된 한국 경제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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