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첼리스트인 심준호가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한 무대에서 선보인다. 공연은 12월 6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총 160분(인터미션 2회 포함) 동안 진행된다. 심준호는 2023년 슈만, 2024년 브람스를 다룬 ‘작곡가 프로젝트’를 통해 첼로 레퍼토리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베토벤의 다섯 개 첼로 소나타는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이어지는 전환의 역사를 응축한 작품으로, 각 소나타마다 독특한 매력과 감정의 흐름이 담겨 있다. 초기의 1번 소나타(F장조, Op.5-1)는 스승 하이든의 영향이 은은하게 남아 있으면서도, 첼로와 피아노 사이의 생생한 대화와 긴밀한 교감이 돋보인다. 2번 소나타(g단조, Op.5-2)에서는 당시 유럽을 관통하던 괴테의 ‘질풍노도’ 정신이 반영되어, 젊은 베토벤의 내면적 격정과 드라마가 폭발한다.
중기 작품인 3번 소나타(A장조, Op.69)는 교향곡 6번 ‘전원’을 작곡하던 시기에 완성된 작품으로, 안정된 형식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미와 자연스러운 선율이 돋보인다. 후기 작품인 4번 소나타(C장조, Op.102-1)는 명상적이고 탐색적인 성격을 띤다. 마지막 5번 소나타(D장조, Op.102-2)는 구조적 장대함과 깊은 감정이 결합된 걸작으로, 연주를 통해 베토벤의 인류애와 삶에 대한 열망을 음악으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다섯 개 소나타의 완주 속에서 베토벤의 예술적·인간적 성장을 한 호흡 안에서 체험할 수 있다.
심준호는 실내악과 오케스트라 협연을 넘나드는 전방위 첼리스트로 활약해왔다. 2010년 제40회 쥬네스 뮤지컬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 데뷔한 그는 당시 심사위원장 나탈리아 구트만으로부터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연주하는 진정한 음악가”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서울시향·KBS교향악단을 비롯한 주요 국내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베를린 융에 필하모닉, RTS 방송교향악단, 노르웨이 방송교향악단, 자그레브 필하모닉 등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와도 활발히 협연해왔다.
실내악 분야에서도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과 클럽M의 중심 멤버로 활동하며 베토벤·쇼스타코비치 사중주 전곡 등을 완주했고, 소니 클래식에서 발매한 음반 ‘Beethoven & Rachmaninoff’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현재 세계적 현 브랜드 라센 스트링스의 한국인 최초 아티스트이며, 1710년 제작된 Carlo Ruggeri ‘Vaska’를 연주한다.
이번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신재민이 함께한다. 신재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악대학에서 석사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미국 콜번스쿨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마쳤다. 센다이 필하모닉, 콜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으며, 영국 클래식 전문지 The Strard에 소개되는 등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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