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의 1937년작 ‘꽃다발(Bouquet de Fleurs)’이 24일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94억 원에 낙찰되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최고가 거래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서울옥션에서는 샤갈 외에도 김환기, 이우환, 데이비드 호크니 등 주요 작가의 고가 미술품 거래가 성사돼 하루 낙찰총액만 233억 원에 달했다. 국내 단일 경매의 낙찰총액이 2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203억 원) 이후 처음이다.
서울옥션은 이날 오후 개최한 11월 '이브닝 세일' 결과 샤갈의 '꽃다발'이 시작가 94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에서 최고 낙찰기록은 2017년 4월 케이옥션에서 65억 5000만 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1973년작 '고요 5-IV-73 #310'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거래가 국내에서 열린 근현대미술품 경매 역사상 최고가 기록인 셈이다. 함께 출품된 샤갈의 100호 크기 대작 '파리의 풍경'도 59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수 억원을 호가하는 김환기, 이우환, 데이비드 호크니, 앤디 워홀의 작품도 줄줄이 낙찰됐다. 김환기의 작품 두 점이 각각 26억 원, 7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고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도 9억 1000만 원에 낙찰됐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컴퓨터 드로잉 작품과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은 각각 4억 8000만 원, 7억 1500만 원에 해외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이날 경매에는 17점이 출품돼 77.27%가 낙찰됐고 233억 원 상당의 미술품이 거래됐다.
서울옥션 측은 이날 경매의 결과가 국내 경매 시장의 오랜 침체를 벗어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정태희 서울옥션 미술품경매팀장은 "샤갈의 걸작이 고가에 낙찰된 것은 한국 미술시장이 글로벌 아트마켓의 주요 거점으로 충분한 기초 체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옥션은 25일에도 64점, 21억 원 규모의 ‘데이 세일’을 열어 회화·에디션·럭셔리 아이템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젊은 컬렉터의 관심이 높은 니콜라스 파티의 수채화 작품 ‘나무들(추정가 7000만~1억 5000만 원)’과 ‘라부부’ 캐릭터로 유명한 카싱 링의 ‘완벽한 날(4000만~7000만 원)’, 화려한 색채감이 돋보이는 스튜디오 렌카의 ‘픽업트럭 3(1400만~2500만 원)’ 등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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