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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11월만 6% 하락, 미장 '롤러코스터' 더 커질라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AI 거품론에 급등락…엔비디아도 이달 13% 폭락

"금리 추가 조정" 연은 총재 한마디에도 '초민감'

"아무도 예상 못해"…'패닉' 월가, 더 큰 혼란 대비

"젠슨 황 낙관론, 닷컴버블 때 시스코 CEO 같아"

27일 추수감사절 휴장…금주 변동성 확대될 수도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당연직 상시 투표권자인 뉴욕연은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실질적인 2인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윌리엄스 총재는 지난 21일(현지 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중앙은행 주최 행사에서 “가까운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말해 12월 의 금리결정 확률과 증시 흐름을 단번에 바꿨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시의 변동성이 인공지능(AI) 산업 거품론과 관세 불확실성, 사모대출 부실 우려 등 각종 변수에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기준금리 관련 발언 한마디에도 시장이 춤을 출 정도로 주가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AI 거품론을 둘러싼 불안 심리가 고조되면서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를 때마다 대형 투자가들이 이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는 일이 되풀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영구적으로 나오지 않게 된 데다 추수감사절 휴장까지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주가에 한꺼번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2월 9∼10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올수록 금리 인하와 동결 확률도 출렁일 공산이 크다.

‘변동성 극심’ 미국 증시, “금리 추가 조정 여지” 뉴욕연은 총재 한마디에 반등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주식 중개거래인이 주가 흐름을 살피고 있다. AFP연합뉴스


엔비디아의 3분기(8~10월)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 20일(현지 시간) 장중 5% 등락을 거듭하다가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21일 돌연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1.08%)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종합지수(0.88%)가 모두 전날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이날 증시에 힘을 불어넣은 재료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금리 관련 발언이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중앙은행 주최 행사에서 “가까운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그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0.50∼0.75%포인트만 상승시킨 것 같다는 추산치를 댔다. 이는 그가 지난 9월 4일 연설에서 관세 정책의 인플레이션 상승 효과를 1.00∼1.50%포인트로 추정한 것보다 떨어진 수치였다. 윌리엄스 총재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상반기에 걸쳐 지속되겠지만 2027년에는 2% 목표 수준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경제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둔화됐고 노동시장은 점진적으로 냉각됐다”고 평가했다.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의 총재는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에서 상시 투표권을 갖는다. FOMC 부의장으로서 12명으로 구성된 투표 위원에 속해 연준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뉴욕연은을 제외한 나머지 미국 지역 연은 총재 11명은 4명씩 1년 임기로 돌아가며 투표권을 행사한다. 올해에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 등이다. 공교롭게도 윌리엄스 총재를 제외한 4명의 연은 총재 투표권자들은 모두 최근 12월 금리 동결을 지지한다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슈미드 총재의 경우는 아예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도 홀로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지역 연은 총재들과 달리 현재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스티브 마이런 이사 등 연준 당연직 인사 상당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2월 금리 결정을 두고 연준 내 이견이 이례적으로 팽팽한 상황이라 윌리엄스 총재의 한마디는 시장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어 놓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이 추정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20일 39.1%에서 21일 71.0%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금리 동결 확률은 60.9%에서 29.0%로 쪼그라들었다. 금리 동결 확률이 19일까지만 해도 69.9%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뉴욕연은 총재의 말 한마디에 금리 예측치가 천당과 지옥을 오갈 정도로 시장이 불안한 상태에 있는 셈이다. 월가에서는 윌리엄스 총재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조율해 의견을 냈을 것으로 믿었다.

21일 증시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의 중국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소식도 호재가 됐다. 다만 엔비디아가 이날도 등락을 거듭하다가 0.97% 하락으로 마감했다는 점에서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만큼 큰 힘이 되지는 않았다.

WSJ “아무도 이런 변동성 예상 못해”…월가, AI 버블 우려에 더 큰 혼란 대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증시는 간신히 반등했지만 월가에서는 주가 변동성이 당분간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20일 나스닥지수는 전날 장 종료 후 나온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 탓에 장 초반 2.58%까지 치솟았다가 장중 2.31%까지 주저앉았다. 뉴욕 증시에서 장중 변동폭이 5% 가까이 커지는 일은 매우 드문 현상이다. 21일 반등에도 S&P500과 나스닥지수는 17~21일 한 주간 1.95%, 2.74% 하락했다. 11월 들어 21일까지는 각각 3.47%, 6.12%나 빠졌다. 11월 3주 동안의 낙폭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올 4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지난달 29일 207.04달러까지 올랐던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178.88%로 13.6%나 하락했다. 29일 5조 달러를 넘었던 엔비디아의 시가총액도 이 기간 4조 3468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개인 투자자 열풍을 주도한 온라인 거래플랫폼 로빈후드는 이달 들어서만 26.9% 내렸고,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30% 떨어졌다. AI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팰런티어 역시 22.8% 하락했다. AI 관련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엑스(X)의 ‘AI&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락폭도 10.3%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22일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월가가 격동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AI 거품론, 경기 둔화, 차익 실현 요구 등이 시장에서 충돌하면서 투자자들이 더 큰 변동성을 대비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시장 변동성에 투자하는 카이로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라몬 베라스테기 창립자는 20일 뉴욕 증시의 급등락을 두고 “내가 만나는 누구도 정확히 그 이유를 몰랐다는 게 이상했다”며 “사람들이 정말 질겁했다”고 월가 분위기를 전했다.

WSJ는 19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우리는 매우 다른 것을 보고 있다”며 AI 거품론을 부정한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황 CEO의 발언이 2000년 8월 실적 발표 때 유망 인터넷 기업으로 각광받던 시스코의 존 챔버스 CEO의 발언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챔버스 CEO는 당시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60% 이상 성장했다고 밝히면서 “두 번째 산업혁명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시스코의 주가는 이후 1년 동안 67% 하락했다. 투자회사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 역시 지난 20일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제목의 투자자 노트에서 현 AI 투자 상황이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WSJ는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중 내내 급등했는데 여기에 큰 베팅을 한 사람들의 걱정이 가장 심하다”고 짚었다.

WSJ는 사모대출 부실 우려와 가상자산 급락도 투자자 우려를 키우는 부분으로 지목했다. 가상자산 가운데 시총 규모가 가장 큰 비트코인의 가격은 21일 8만 달러대까지 폭락하며 12만 달러가 넘었던 10월 최고치에 비해 33% 정도나 낮아진 상태다. 사모대출 관련 영국계 헤지펀드인 푸리에 자산운용의 올란도 게메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모대출로 자금을 빌린 기업 가운데 일부는 과거 2∼3%대 금리로 현금 흐름의 7배까지 빌렸는데, 이제 그들이 다시 돈을 빌리려면 8∼10%의 이자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낙관론, 닷컴버블 때 시스코 CEO와 비슷”…27일 추수감사절 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주에는 뉴욕 증시 변동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각종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예정된 데다 휴장, 조기 폐장이 이어지면서 중요한 호재와 악재가 주가에 즉각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는 25일에는 ADP 주간 민간 고용 지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9월 소매 판매가 동시에 공개된다. 이날은 미국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가전제품 판매 대형 유통 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실적도 예정돼 있다. 26일에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중단됐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발표가 재개된다. 이어 27일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하고, 28일 증시도 오후 1시(한국 시간 오전 3시)에 조기 폐장한다.

이와 함께 셧다운 사태로 발표가 미뤄졌던 지난달 CPI는 결국 나오지 않게 됐다.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가장 중요한 물가 지표를 참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21일 10월 CPI 보고서 발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셧다운 사태 때 노동통계국 직원들이 휴직 상태에 있었던 탓에 소매 가격을 이제 와서 소급해 조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10월 CPI는 영원히 공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린 바 있다. 올 8월 1일 악화된 고용지표를 발표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시 해임된 에리카 맥엔타퍼 전 미국 노동통계국(BLS) 국장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현장 조사원들이 11월 중순에 코스트코에 가서 10월의 가격을 조사할 수는 없다”며 “10월 CPI 발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산하는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이에 반박하는 입장도 냈다. 베선트 장관은 23일 NBC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어떤 부문이 침체에 빠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주택 부문이 고전했고 금리에 민감한 부문이 침체에 빠져 있다”면서도 “나는 내년에 대해 매우 자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올 7월 제정된 감세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과 자동차 대출 이자 소득공제 등의 정책 덕분에 내년 1분기 노동자 가정에 상당한 환급이 이뤄지면서 미국인들의 실질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서민 물가 상승에 관해서는 “서비스 경제 때문에 오른 것이라서 관세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이번주 미국 증시는 최근 지방 선거 완패, 억만장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설 등으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화 구상이 번번이 엇나가는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협상 진행 상황도 국제 유가와 증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AI 거품론이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물가, 고용, 관세, 사모대출 부실 등 불확실성 요소가 너무 많은 까닭에 한 동안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스톡커] 11월만 6% 하락, 미장 '롤러코스터' 더 커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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