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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재건’ 총력…日, 라피더스에 11조원 추가 투자

2027회계연도까지 1.1조엔 집행

총 투자규모 2.9조엔으로 늘어나

황금주 확보·현물 출자도 병행

2028년 3월 전 2나노 양산 목표

韓·대만과 기술 격차 극복 '관건'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상징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라피더스에 약 11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반도체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반도체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원금 외에 지분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며 기술 유출을 막는 데 정부가 직접 관여한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까지 집행할 라피더스 지원 계획을 21일 공개했다. 새 지원안에는 2025회계연도 안에 1000억 엔(약 9400억 원)을 출자하고 이듬해 1500억 엔(약 1조 4000억 원) 이상을 추가 투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연구개발(R&D) 비용으로 2026회계연도에 6300억 엔(약 5조 9000억 원), 2027회계연도에 3000억 엔(약 2조 8000억 원)을 각각 지원한다. 이 기간 일본 정부의 총지원액은 1조 1800억 엔(약 11조 1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투입한 1조 7000억 엔을 포함하면 누적 지원액은 2조 9000억 엔(약 27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대규모 지원과 함께 주요 경영 의사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확보해 외국 자본의 인수 위험을 차단하고 사업 관리에 직접 관여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장 건물과 설비를 직접 제공하는 현물출자 방식도 병행한다. 정부가 건립한 시설을 라피더스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민간 금융기관의 부채 보증 및 공급 안정성이 낮은 고수준의 반도체를 다루는 기업에 대한 정부 기관의 출자를 허용하는 법안을 올 상반기에 제출했고 이는 국회에서 통과돼 8월 시행됐다. 라피더스 지분 투자를 염두에 둔 법안으로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향후 정부 투자를 받기 위해 사업 계획을 제출한 기업은 라피더스뿐이다. 민간투자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약 1300억 엔을 유치하고 2031회계연도까지 총 1조 엔(약 9조 4000억 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라피더스는 이를 바탕으로 2028년 3월 이전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2나노 공정은 세계 1·2위 파운드리인 TSMC와 삼성전자가 연내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최첨단 기술로 라피더스도 시장 진입을 노리는 것이다. 이어 1.4나노·1.0나노로 고도화하는 한편 2029년 흑자 전환, 2031년 기업공개(IPO)로 연결되는 로드맵을 내놓았다. 고이케 야쓰요시 라피더스 최고경영자(CEO)는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안정적으로 달성해 일본의 성장 전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피더스는 도요타·키옥시아·소니·NTT 등 일본 대표 기업 8곳이 2022년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일본은 1980년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지만 경쟁력이 약화됐고 한국과 대만 기업이 막대한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하면서 밀려갔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은 “라피더스는 정부가 추진하는 위기 관리 투자의 핵심이며 국가 이익을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목표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라피더스가 계획하는 반도체 양산에는 약 5조 엔(약 47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민간투자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기술 극복도 난제다. 외신들은 “일본 기업의 제조 기술은 한국·대만 대비 약 20년 뒤처져 있다”며 양산 전환 과정의 ‘죽음의 계곡’을 넘는 것이 최대 난제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인 삼성전자·TSMC와 경쟁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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