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음모론을 신봉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백신은 자폐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CDC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장관의 지시에 따라 웹사이트에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이는 증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백신 음모론을 지지한다. 그는 신생아가 생후 1년간 접종하는 B형 간염백신을 비롯해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혼합 백신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을 검증하는 대규모 연구가 진행된 적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충분히 연구됐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며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문구는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CDC는 이같은 케네디 장관의 주장에 따라 웹사이트에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증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추구했다. 다만 케네디 장관과 상원 보건위원장인 빌 캐시디(공화·루이지애나) 의원과 합의한 결과에 따라 문구 자체를 삭제하지는 않았다. 케네디 장관은 지난 2월 상원 인사청문 과정에서 캐시디 의원의 지원을 받기 위해 CDC의 문구를 제거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증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추가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했다.
한편 의사 출신인 캐시디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유아기에 접종하는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며 “이와 반대되는 주장은 잘못됐고, 무책임하며, 미국인을 더 아프게 만든다”고 반발했다. 캐시디 의원은 상원 보건위원회에 케네디 장관을 출석시킬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wis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