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딥페이크 콘텐츠가 급증하면서 유명인을 사칭한 사기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본 유명인으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꼽혔다.
21일(현지시간) 사이버보안기업 맥아피(McAfee)는 전 세계 유명인의 얼굴·음성을 도용한 딥페이크 사칭 사례를 분석한 결과 스위프트가 피해 규모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월드투어가 열리는 지역마다 경제가 살아난다는 뜻의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스타다. 말 한마디 없이 특정 티셔츠만 입어도 230만달러(약 33억8000만원)의 기부금이 몰릴 만큼 파급력이 커, 이를 악용한 가짜 광고·투자 사기·허위 홍보물이 가장 많이 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딥페이크 피해 2위는 박스오피스 누적 수익 150억달러(약 22조원)를 올린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차지했다. 이어 넷플릭스 ‘웬즈데이’로 주목받은 제나 오르테가(3위), 청바지 광고 논란이 있었던 시드니 스위니(4위), 팝스타 사브리나 카펜터(5위), 배우 톰 크루즈(6위)가 뒤를 이었다.
미국 내 피해 사례만 보면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민주당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특히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지난 5월 성적 딥페이크 영상 피해자가 제작자·유포자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재발의하기도 했다.
미국 매체 더힐(The Hill)은 “AI 기술의 발달로 사기범들이 유명인의 이미지·목소리를 정교하게 복제해 팬들에게 접근하는 사례가 급증했다”며 “이를 이용해 개인정보나 금융 정보를 빼내는 범죄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딥페이크를 악용한 사기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맨스 스캠 일당이 배우 이정재를 사칭해 50대 여성에게 5억 원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범죄 조직은 피해자를 ‘여보’, ‘꿀’ 등으로 부르며 연인 관계를 연출하는 기존 로맨스 스캠 수법에 AI로 만든 가짜 셀카·위조 신분증까지 동원해 속임수를 강화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사칭한 로맨스 스캠 피해로 한 한국인이 7000만 원을 잃는 사건도 있었다. 피해자는 사칭범과 영상 통화까지 했는데, 영상 속 인물이 머스크와 매우 흡사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음성 또한 실제 목소리와 거의 완벽히 일치해 속을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해당 영상·음성이 모두 AI 생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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