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진해지역이 글로벌 물류기업의 연이은 투자로 ‘동북아 물류의 심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오랫동안 정체돼 있던 항만 배후단지가 대규모 실투자(Real Investment)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것이다. 산업 인프라뿐 아니라 정주 환경 등의 변화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글로벌 물류기업의 물류센터 건립이 ‘연속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일본 기업 나이가이부산물류센터와 미쓰이소꼬코리아가 투자금 증액 및 조세감면 확정을 이끌어내면서 외자 유치 흐름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 10월 현대글로비스는 18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웅동배후단지 2단계 9만4938㎡ 부지에 대형 물류센터를 2027년 완공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복합물류기업의 신항 배후단지 진출로, ‘보관 중심’에 머물렀던 부산항 배후단지가 고부가가치 복합물류 거점으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X판토스도 6월 웅동지구에서 글로벌 친환경 물류센터 착공에 나섰다. 12만5000㎡ 규모의 물류센터는 내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총 10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투자는 2470만 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포함하고 있으며 188명 신규고용 등 지역 경제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인도계 물류기업 올카고유엘에스터미널이 290억 원 규모로 글로벌 복합물류센터를 구축했다.
물류산업 인프라 강화와 함께 부산진해경자청은 진해 지역의 정주 기능을 대폭 보강하며 ‘완성형 도시’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웅천·남산지구(66만㎡)는 장기간 표류 끝에 지난 6월 개발사업시행자 공모가 추진되며 사업 정상화가 가시권에 들어섰다. 외국인·전문 인력의 주거 수요 급증에 대응해 국제적 정주환경을 갖춘 고품격 주거복합지구로 개발될 예정이다.
보배복합지구(80만㎡) 역시 9월 개발계획 변경이 확정되며 물류 중심지로 방향을 틀었다. 물류업종을 산업용지에 추가하고 국내 최대 규모 지하 콜드체인 시설을 도입하는 등 신항 배후 수요에 맞춘 대규모 확충이 이뤄졌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물류기업이 입주 의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 신항과 130여개의 수산물 가공업체와 연계된 냉동·저온물류 클러스터가 형성될 예정이다.
부산진해경자청은 지난 9월 ‘글로벌 물류혁신 TF’를 출범시키며 정책 실행력을 강화했다. LX판토스, 현대글로비스,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 등 주요 물류기업과 해양수산 전문 연구기관, 지역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산·학·연·관 협력체다. 이 팀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효과 극대화와 트라이포트 기반 복합물류체계 구축, 친환경·스마트 물류 생태계 조성 등을 중점 과제로 설정하고 동북아 물류 허브로의 도약을 목표로 구체적 실행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 흐름의 배경에는 박성호 청장 취임 이후 본격화된 ‘현장 행정’도 자리잡고 있다.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조세감면·인허가·입지 컨설팅 등을 통합 제공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한 덕분이다. 일본 미쓰이소꼬의 투자 확대를 위해 건축물 높이 제한을 40m에서 60m로 완화한 맞춤형 규제혁신도 대표적 사례다.
박 청장은 “진해는 단순한 배후항만을 넘어 투자와 혁신이 공존하는 글로벌 물류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다”며 “진해신항과 가덕도신공항을 연계한 메가 트라이포트 전략을 통해 2040년 개항에 맞춘 ‘완성형 글로벌 도시’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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