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핵 무력화 벙커버스터, B-2 폭격기만 탑재되는 이유[이현호의 밀리터리!톡]

핵무기·재래식 무기 최대 18t까지 탑재

내부무기창 적용 스텔스 기능 가장 우수

방공망 회피해 은밀하게 적 목표물 타격

美공군 19대 운용·대당 가격 3조원 넘어

미 공군 스텔스 폭격기 B-2가 무게 약 13톤에 달하는 벙커버스터(GBU-57)을 투하하는 장면. 사진 제공=미 공군




미군은 지난 6월 22일(현지 시간) 이란 포르도에 위치한 핵 시설 3곳을 B-2 스텔스 폭격기 7대를 동원해 타격했다. 작전명 ‘미드나잇 해머’(Midnight Hammer)다.

미 미주리주에서 이란 포르도까지는 직선거리만 약 1만1600㎞다. 왕복 약 2만 3200㎞ 이상을 비행해야 한다. B-2의 최대 항속거리(1만 1000㎞)를 감안하면 북대서양·지중해·아라비아해 상공 등지에서 공중 급유를 받아야 비행이 가능하다.

특히 사실상 핵무기에 가까운 농축 우라늄이 생산된 곳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 시설은 산악 지대 지하 80~90m 지점에 있다. 때문에 초대형 벙커버스터(지하 시설 파괴용 폭탄) ‘GBU-57’로만 타격이 가능할 수 있는 여건이다.

미국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폭격기 B-52 ‘스트래토포트리스’를 비롯해 죽음의 백조 B-1B ‘랜서’,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 등의 전략폭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은 전략자산인 미 공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를 선택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최우선으로 이란 지하 핵 시설을 파괴와 함께 혹시 모를 이란의 방공망을 회피해야 하는 점이다. 미 공군이 보유한 전략폭격기 가운데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대형 관통탄’(MOP) 이른바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탑재가 유일하게 가능한 폭격기다.

무게 13t 벙커버스터, B2 폭격기만 탑재


GBU-57은 한 발 무게가 13.6t에 달하는 초대형 폭탄이다. 폭격기에서 투하한 벙커버스터는 높은 속도와 막대한 중량에서 나오는 운동에너지로 토양·콘크리트·암석 등을 관통한 뒤 목표 지점에서 폭발한다. 지하 60m 깊이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개량돼 관통력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지하 구조물 정보를 탐지해 취약 지점을 노려 투하하는 기능도 시험 중이다. 공기층이나 작업장 같은 지하의 빈 공간을 정확히 타격하면 시설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요건인 방공망 회피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제공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B-2가 포르도 상공에 도달하는 데는 큰 제약이 없다. 그럼에도 이란 방공망에 포착돼 격추될 위험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은밀하게 적 지하 요새 깊숙이 위치한 핵 시설을 파악해 정밀타격할 수 있어야 한다.



B-2는 한 대당 내부 무기창에 3만파운드(2000t) 위력의 벙커버스터 2기를 탑재하는 게 가능하다. 이 덕분에 미군의 전략폭격기 가운데 가장 스텔스 성능이 뛰어난 전략자산으로 이번 작전에 선택 받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미군은 B-2의 안정적인 작전을 위해 약 125대의 전투기와 아라비아해에 주둔한 잠수함 등을 통해 다양한 작전도 동시에 전개했다. B-2 출격과 함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4발 이상을 발사해 이란의 시선을 분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역량을 갖춘 B-2는 1999년 미주리주를 출발해 유럽 발칸반도 코소보 폭격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 2017년에는 리비아 이슬람국가(IS) 공습에서 34시간 비행 임무를 소화한 바 있다.

B-2 스텔스 폭격기가 공중급유 받는 모습. 사진 제공=미 공군


지난 1997년부터 도입된 세계 최초 스텔스 전략 폭격기인 B-2 스피릿으로 대당 가격이 21억 달러(약 3조 700억원)로 평가된다. 역사상 가장 비싼 군용기다.

B-2의 가격이 매우 비싼 주된 이유는 거대한 크기의 기체 전체에 고가의 스텔스 도료가 칠해졌기 때문이다. 해당 도료는 적의 레이더파를 흡수하고 기체 발열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B-2의 경우 스텔스 도료 가격만 7억달러(약 1조 200억 원)에 달해 전체 폭격기 가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 길이는 21m, 날개폭은 52.4 m, 높이는 5.18m에 이른다. 무게도 71톤으로 현존하는 스텔스전투기 중에 가장 크다. F-22 전투기 대비 4배 정도 크기다. 최고 속도 마하 0.95, 최대 항속거리 1만1000여㎞다.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최대 18t까지 탑재할 수 있다.

1987년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미군이 약 130대 이상을 도입하고자 계획을 세웠지만, 예산문제로 실제롸는 21대가 제작됐다. 그 가운데 19대가 현재 미 공군 미주리주 화이트먼 기지 등에서 가동 중이다. 현재 B-2 폭격기는 전 세계 중 미군에서만 운용하고 있다.



핵 무력화 벙커버스터, B-2 폭격기만 탑재되는 이유[이현호의 밀리터리!톡]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