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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좋은 학생은 좋은 사회가 만든다

■더 스튜던트(마이클 S.로스 지음, 소소의책 펴냄)





‘학생’이라는 단어에서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대부분은 제도화된 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더 좋은 상급 학교를 가기 위해 수업에 매진하는 어린이나 청소년을 연상할 것 같다. 그러나 배우고 가르치는 일에 평생을 바쳐온 저자는 학생이 되는 핵심에는 “다른 사람에게 배움으로써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 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학생이란 더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우는 존재다.

저자는 이 같은 ‘학생론’이 허무맹랑한 주장이 아니라 유구한 역사를 거쳐 탄생한 개념이라는 사실을 설파하기 위해 기원전 6세기까지 거슬러간다. 인류의 3대 스승이라고 할 만한 중국의 공자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종교적 지도자인 예수의 제자들을 살펴보며 추종자, 대담자, 종교적 제자라는 세 가지 학생 유형을 추적한다. 수천 년 전 스승과 제자 관계는 오늘날 학습 공동체에서 발견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흥미롭다.



저자는 이어 학교가 막 발전을 시작한 중세 시대와 계몽주의가 확산된 18세기 후반의 유럽을 중심으로 학생과 배움의 개념이 어떻게 확장돼 왔는지를 들여다본다. 특히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고 정규 학교 교육이 널리 보급된 19세기 이후 서양에서는 ‘진정한 학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는데 저자는 다양한 주장을 소개하며 이해를 돕는다. 이후 20세기 미국으로 넘어와 인종차별 속에서도 자신만의 배움을 추구한 미국 흑인 운동 지도자 듀보이스의 사례를 통해 대학 교육의 변화 과정을 살핀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학생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1960년대를 지나 인공지능(AI) 시대 자기주도적 탐구가 절실해진 오늘날 학습자의 면모를 고찰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책은 ‘역사학자이자 교육자가 쓴 학생의 역사’로 요약할 수 있겠지만, 이 역사에는 더 나은 가르침과 배움을 위해 노력해온 인류의 고민이 녹아있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학생의 의미를 곱씹어보면 결국 ‘좋은 학생’을 만드는 것은 ‘좋은 사회’라는 사실만 남는다. 2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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