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대형 여객선 좌초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승객 267명이 약 3시간 만에 전원 구조됐다. 해경은 선장의 변침 지연 등을 포함한 운항 과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에 착수했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20일 오전 브리핑에서 제주발 목포행 ‘퀸제누비아2호’ 사고와 관련해 “좌초 이유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선장 또는 항해사 과실로 추정 중”이라고 밝혔다. 채수준 목포해양경찰서장도 “대형 선박이 섬에 부딪히는 사고는 이례적이며 원인은 사고 직후부터 수사팀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는 전날 오후 8시 16분, 제주항에서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2만 6000톤급 퀸제누비아2호가 신안군 장산면 족도 인근에서 좌초되면서 발생했다. 배에는 승객 246명(성인 240명·소아 5명·유아 1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이 타고 있었으며 도착 예정 시각을 40여 분 남기고 사고가 일어났다.
좌초 순간 선내에서는 ‘쿠구궁’ 하는 강한 충격과 함께 흔들림이 발생했고 편의점 가판대가 넘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 승객 A씨는 “가만히 있는데 몸이 밀리며 굉음이 났다”고 했고 탑승객들은 “쾅 소리가 난 뒤 배가 기울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 상황을 전했다. 다만 내부 침수나 화재 징후는 없었고 해상이 비교적 잔잔해 즉각적인 침몰 위험은 없었다.
해경은 경비함정 17척, 연안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를 포함한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구조에 돌입했다. 노인·어린이·여성 등을 우선 이송한 뒤 승객 전원을 오후 11시 27분까지 구조했다. 사고 발생 3시간 10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3명이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승객들은 이후 전남도가 마련한 숙소로 이동했다.
해경은 구조 직후 승무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해경 지휘부는 “배가 변침(방향 전환)을 뒤늦게 하면서 평소 항로를 벗어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고 해역은 여객선 항로가 빼곡한 협수로여서 자동항법장치 운항이 적절하지 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조타장치 사용 여부, 조타실 근무자 상황, 출항 전 점검 사항 등이 조사 대상이며, 선내 폐쇄회로(CC)TV와 항해기록저장장치(VDR)도 확보됐다.
119상황실에는 승객이 먼저 신고한 사실이 확인돼 선내 방송 지연 논란도 제기됐다. 일부 승객은 “안내가 늦었다”고 주장했지만 해경은 “구명조끼 착용 안내가 선내 방송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문제가 된 퀸제누비아2호는 과거 인천–제주 노선을 운항하던 ‘비욘드트러스트호’로 잦은 엔진 이상으로 총 6차례 운항 차질을 빚은 전력이 있다. 재정 악화로 2023년 말 선사가 바뀌면서 현재 이름으로 변경돼 목포–제주 항로에 투입됐다. 길이 170m, 너비 26m, 총배수량 2만6,546t 규모로 최대 1010명까지 탑승 가능한 대형 카페리다.
좌초된 선체는 다음 날 새벽 예인선을 통해 바다로 다시 띄워졌고 자체 동력으로 목포항으로 이동 중이다. 목포해경은 “대형 여객선의 선체 절반가량이 무인도에 걸터앉은 매우 이례적인 사고”라며 수사전담반을 꾸려 원인 규명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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