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11월 군 훈반기 장성 인사에서 창군이래 간호병과에서 첫 여성 장군이 탄생했다.
지난 2010년 12월 군 후반기 장성 인사에서 전투병과 처음으로 여성 준장 진급자가 나왔다.
지난 2019년 11월 군 후반기 장성 인사에선 여성 최초로 국군 소장 진급자까지 배출됐다.
이처럼 군에서 여성 장군이 나올 때마다 언론은 크게 보도하고 있다.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처럼 여군에게는 군 생활에서 직접 체험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석 달도 채 안 된 1950년 9월 부산에서 여성으로 구성된 군 조직인 여자의용군교육대가 500여명으로 창설됐다. 이를 기념해 매년 9월 6일은 ‘여군의 날’이 됐다. 7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여군 수는 30배 넘게 늘었다.
하지만 여군은 전체 군 병력 가운데서 약 4%에 불과하다. 여성 병력은 1만 9000여 명이다. 간부(장교·부사관) 정원 중에 여군 비율은 11% 수준이다. 군은 오는 2027년 간부 여군 비율을 15.3%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런 까닭에 여성 장군은 ‘유리천장’이라고 불린다. 그럼에도 전투병과인 보병병과(작전·정보)를 비롯해 인사·군수·간호·법무·정훈·항공 등 분야에서 여군 장성이 탄생하고 있다. 물론 육군에 해당된다. 해군과 공군, 해병대는 아직 여성 장군을 배출하지 못했다.
주시해야 할 점은 준장으로 진급하기 위해선 반드시 대령으로 진급해야 한다. 이는 이들 분야에서 언제든 여성 장군이 나올 수 있을 만큼 대령급 여군 장교들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특이하게 올해로 창설 79년된 육군의 역사와 비슷한 창설 77주년 된 군사경찰병과는 ‘금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현재 여군 대령 진급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육군 전체 병과 가운데 유일하게 여군 대령이 탄생하지 않았다. 올해 발표된 대령 진급자 186명 가운데도 군사경찰병과는 여군 대령이 없었다.
체력적·정신적으로 가장 어려운 전투병과인 보병에서 여군 장군이 탄생한 지 15년이 넘었는데 군사경찰에서 여군 대령 배출이 ‘0명’인 것은 매우 보수적인 조직 특성 탓이라는 후문이다. 물론 해군과 공군, 해병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군사경찰병과 내 여군 장교 비율 약 23%
군 관계자는 “군사경찰 조직은 군 경찰로서 법과 규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는 자부심이 매우 강해 참모총장 직속 육군수사단 소속으로 7개의 광역수사단에 배치돼 군 관련 수사 업무를 수행하는 군사경찰을 엘리트로 꼽는다”며 “여군이 군사경찰로 배치 받아도 아직은 조직 분위기가 수사 분야에서 근무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여군 대령이 배출되기에는 매우 힘든 구조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육군 군사경찰의 대령급 정원(TO)은 20명, 군사경찰병과장인 준장을 포함하면 대령급 이상은 총 21명이다. 군사경찰병과 내 여군 장교 비율은 약 23% 수준이다. 올해 전반기 기준 간부 중 여군 비율은 11.5%로 군사경찰 내 여군 장교 비율이 2배 이상 높다. 이처럼 여군 장교 비율이 높은 상황인데도 군사경찰은 여군 대령이 전무하게 현실이다.
군사경찰은 전투 및 전투지원 기능과 법과 규정을 집행하는 군 경찰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주요 임무는 수사 분야인 법 집행 및 질서유지를 비롯해 기동타격 및 탐색격멸, 경계 및 경호, 기동지원, 포로 및 민간인 억류자 관리, 정보지원 등 크게 여섯 가지다. 일선 부대 군사경찰은 경비 등 작전 업무를 담당하는데 치중돼 있다.
반면 수사 기능은 참모총장 직속의 본부 육군수사단에 집중돼 있다. 수사단 밑으로 권역별 7개의 광역수사단이 설치돼 있다. 따라서 육군수사단 소속으로 이곳 7개의 광역수사단에서 수사 업무를 수행해야 진정한 군사경찰로 인정받는 조직 문화가 강할 수 밖에 없다.
군 소식통은 “민간 사회에서도 경찰의 경우 수사 분야에서 근무한 사람을 최고의 엘리트 경찰로 여기는 것은 물론 힘들고 고되기 때문에 여자 경찰들이 수사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조직 분위기처럼 군 경찰도 마찬가지”라며 “군사경찰병과에서 여군 대령이 나오기 위해선 수사 관련 보직에서 계속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가능할 얘기”라고 했다.
육군 군사경찰(옛 헌병)은 1948년 3월 11일 군기사령부 창설에서 역사가 시작된다. 같은 해 12월 15일에 병과 명칭을 ‘헌병’으로 변경해 유지해오다 2020년 ‘헌병’에서 ‘군사경찰’로 병과 명칭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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