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FIA 카팅 챔피언십 월드컵(FIA KARTING CHAMPIONSHIP WORLD CUP)에 출전, OK-N 월드컵에서 전세계 카트 유망주 사이에서 대한민국의 이규호가 당당히 정상에 오르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올해, 이규호는 전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F4 리그라 할 수 있는 F4 스페인에 데뷔, 기량을 다듬으며 빠른 발전을 이어왔다. 그리고 지난 주말, 마카오의 도심 서킷 ‘마카오 기아 서킷(Macau Guia Circuit, 6.12km)’에서 열린 FIA F4 월드컵(FIA F4 World Cup)에 출전, 새로운 가능성과 아쉬운 결과를 동시에 마주했다.
첫 번째 도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이규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FIA F4 월드컵의 출전 소감이 궁금하다.
이규호(이하 이): 마카오 그랑프리처럼 역사적이고 유명한 경기에 참가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특히 이번에 새로 신설된 월드컵 시리즈에 전 세계 20명만 참가할 수 있는데, 초청받아 출전할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 기뻤다.
Q 전세계적으로 난이도 높은 마카오 기아 서킷의 첫 느낌은 어땠나?
이: 일반 경기장과 달리 도심 경기장이다 보니 벽을 마주하고 주행해야 한다. 그 때문에 시야각이나 폭 같은 부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또 생각했던 것보다 노면의 범프(Bump)와 트랙의 높이 차이가 심해서 그 부분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Q. 서킷은 물론이고 F4 섀시, 타이어 등 모든 부분에서 낯선 부분이 많았다.
이: 일단 마카오 기아 서킷이 처음이라 적응하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막상 와서 보니 스페인에서 탔던 F4 섀시도 아니었고 타이어도 너무 달라서 무척 난감했다. 게다가 FIA F4 월드컵 자체의 경기 운영 시스템도 너무 달라서 초반에는 적응하는 데 힘들었고, 앞선 선수들을 따라가기 바빴다.
하지만 다 같은 상황,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내 역량 내에서 모든 것을 쏟고,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레이스 페이스도 선두권 선수들과 거의 똑같았던 점은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완벽한 주말은 아니었지만 분명 스스로도 좋은 성장을 했다고 느끼고 있다.
Q 퀄리파잉 레이스, 그리고 결승 레이스를 복기한다면?
이: 토요일의 퀄리파잉 레이스에서는 앞쪽에서 사고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최대한 사고를 잘 피하고, 달릴 수 있는 대로 달려서 순위를 많이 끌어올리자는 목적이었다. 최대한 침착하게 ‘레이스’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6위로 체커를 받았다.
다만 일요일의 결승 레이스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내 스스로 생각할 때에도 상위권에 밀리지 않는 스타트를 보여줬고, 1번 코너와 2번 코너에서의 움직임이나 가속 상황도 좋았다. 하지만 3번 코너 ‘리스보아 밴드’에서 배리어와 충돌하며 레이스를 멈춰야 했다.
돌이켜 보면 내 스스로가 브레이크 오버도 있었고, 노면 범프까지 더해지며 리어 타이어 락업이 발생해 배리어와 충돌했다. 다행히 제동을 하면서 충돌했기 때문에 신체에 상해도 없고, 레이스카의 손상 역시 크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목요일, 금요일에는 각 국가 별 챔피언, 또는 유명 선수들과의 갭이 컸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그 차이가 대폭 줄었다. 달라진 게 있을까?
이: 알고 있는 것처럼 유럽에서 어릴 때부터 타고 성장한 선수들의 환경과 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이유’가 될 수는 있어도 ‘변명’이 되는 건 아니다. 처음에는 분명 불리하고 또 부족함도 있었지만 ‘경쟁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결과 토요일과 일요일 레이스 즈음에는 선두권 선수들과 페이스가 비슷해지고 거의 동등한 결과가 나오는 좋은 성장을 이뤄내 스스로 ‘잘 해냈다’는 생각도 든다.
Q 마카오 그랑프리와 별개로 올해 F4 스페인에 출전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이: 올해는 생각보다 갑작스럽게 F4 시즌에 출전하게 되어 경험 없이 연습도 못 하고 초반에 힘들었다.
시즌을 치르며 점점 적응을 했고, 어느새 후반에는 최대한 발전하고 빨라지려고 노력했다. 그 덕에 마지막에 많은 성장을 이루었고 포인트도 많이 쌓았다. 이번 마카오 경기는 아쉽지만 여기서도 많은 발전을 했다. 내년에 어떤 경기에 출전할지 확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출전하는 모든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며, 최종 목표인 F1이나 하이퍼카에 진출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Q 타국에서 레이스 커리어를 이어가는 게 어렵지는 않은가?
이: 레이서로 생활하려면 경기가 많아서 한국에 살기는 힘들고 유럽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혼자 지내면서 비행기도 많이 타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당연히 많이 받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레이싱에 정말 지금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Q. 끝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이: 그 동안, 그리고 이번 마카오 그랑프리 기간 동안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제가 더 큰 무대에 가는 그날까지 열심히 응원해 주시고 관심을 주시면 저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