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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AI 1등 국가를 위해 가야할 길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

자율실행 '에이전틱 AI' 주도권 필수

마이데이터는 경쟁력 키울 독보적 기반

정보 활용할수 있게 제도 고도화해야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역사의 변곡점에서 세계 강국들은 인공지능(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승자 독식’이라는 냉정한 결과가 예상되는 시장에서 우리나라도 미래를 위해 정부와 산업계·학계 모두가 AI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생성형 AI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다음 전쟁터로 떠오른 ‘에이전틱 AI’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에이전틱 AI는 이용자의 필요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실행하는 자율실행형 AI를 말한다.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개인의 시간과 노력을 크게 아껴줄 수 있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에이전틱 AI의 큰 특징은 흩어져 있는 기능을 목표 중심으로 통합한다는 점이다. 기능별로 설계된 기존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는 모두 에이전틱 AI가 호출해 사용할 수 있는 도구 형태로 전환되고, 이용자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에이전틱 AI는 적절한 도구들을 통합해서 실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한다. 수십 년간 바뀌지 않던 개별 앱 단위의 서비스 이용 경험이나 기존 경쟁 환경을 송두리째 바꿀 파괴적인 혁신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질서 내에서 반드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에이전틱 AI 분야에서 1등 국가를 노려볼 수 있는 독보적인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에서 시작해 의료·통신 등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마이데이터는 에이전틱 AI가 이용자를 이해하고 적절한 도구를 찾는 데 필수적인 개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강력한 기반 환경이다. 더 중요한 것은 수백 개의 기관들이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로 연결된 이 거대한 인프라가 정보뿐만 아니라 실행 도구나 기능을 빠르게 개방하고 통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에이전틱 AI가 정보와 도구에 접근하고, 이를 통합하고 실행할 수 있는 최고의 기반 환경을 이미 가지고 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명확하다.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AI 고속도로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무엇보다 에이전틱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실행할 수 있는 여러 도구들이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통해 개방돼야 한다. 마이데이터 제도를 도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작용이 필요하다. 나아가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호주는 지난해 정보 조회 사업자가 소비자의 위임을 받아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입·결제·대환 등 실행까지 대신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도화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기존 규율에 가둬 둘 수는 없다.

에이전틱 AI에게 ‘내 이자를 줄여줘’라고 말하면 알아서 신용 점수를 올리고, 금리 인하 요구권을 행사하고, 더 좋은 조건의 대출을 탐색해 대환을 한다. 실행을 반복하면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방법을 찾는다. 금융처럼 전문적인 학습, 상황에 맞는 도구의 선택, 반복적 실행이 필요한 영역에서 에이전틱 AI가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다. 다가오는 미래를 직시하고 우리가 가진 자산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AI 1등 국가도 못 이룰 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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