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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2040년 인재 위한 교육 대전환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관심은 곧바로 정시·수시, 그리고 복잡한 입시 전략으로 옮겨간다. 그러나 필자는 이 시점에서 올해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들어가느냐 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교육과 입시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를 잘 준비하는 데 기여를 하고 있는가.

인공지능(AI)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단순 반복 업무는 물론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여겨졌던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과거에는 AI가 만들어 낸 지식과 규칙을 기반으로 조직 체계 안에서만 배우고 일했다면 이제는 인간과 AI가 얽혀 있는 전혀 새로운 지능 환경으로 넘어가고 있다.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래 교육을 받는다. 초중고 12년 교육에 대학과 대학원까지, 한 사람이 사회에 진출하기 전까지 쏟는 시간이 20년에 가깝다. 그리고 20년 동안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남은 수십 년을 일하며 살아간다. 산업화 시대에는 이 구조가 일정한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더 이상 이 방식이 유효하지 않다.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지식의 생성과 검증이 국경을 넘어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렵게 익힌 전문지식이 AI의 보조를 받거나 순식간에 대체된다. 그렇다고 단순히 학교와 대학교에 AI 관련 과목과 학과를 늘리고 코딩 과목을 몇 시간 더 넣는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잘못된 방향이다. AI 시대에 인간이 꼭 가져야 할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총체적 진단이 필요할 때다.

먼저 AI 시대에 필요한 능력과 인재를 제대로 정의해야 한다. 지금처럼 AI를 잘 다루는 기술자만을 목표로 삼는 교육은 한계가 명확하다. AI와 함께 협업하는 방법, 타 분야를 연결하는 통합적 사고, 협업과 공감 능력을 어떻게 길러낼 것인지가 핵심이 돼야 한다. “AI에 대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AI 시대에 인간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묻는 교육철학이 필요하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서 일하기 시작하는 시점은 대략 2040년대다. 2040년대의 한국과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탄소 중립과 기후위기, 초고령사회, 지정학적 갈등, 거대 플랫폼과 데이터 독점,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AI가 공존하는 복합 위기 시대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시대에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능과 인재상을 지금부터 설계하고 준비해야 한다. 아이들 역시 2020년대에 맞춘 교육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갈 2040년대 이후의 세계를 준비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중고 단계에서부터 AI와 협력해 배우는 경험을 제도화해야 한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로 AI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AI와 학생 사이를 매개하며 아이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윤리와 책임, 공동체의 가치를 가르치는 안내자가 돼야 한다.

수능이 끝난 지금, 올해도 매년 반복되는 입시로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입시의 기술을 조금 더 잘 아는 것이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주지 않는다. 국회와 정부, 교육계·산업계,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AI 시대 교육 대전환 로드맵’을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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