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일본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자, 중국 항공사들은 잇따라 일본행 항공권 무료 취소 조치에 돌입했다.
1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국제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 중국 3대 국영 항공사는 전날 일본행 항공권을 무료로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대상 기간은 1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이며,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일본을 오가는 노선이 포함된다. 쓰촨항공, 하이난항공 등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했다.
반면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15일 기준 예약 취소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중국 노선에서도 특별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 노선 비중이 높은 JAL 계열 저비용항공사 일본춘추항공 역시 “예약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해상 봉쇄 상황을 언급하며 “전함을 동원한 무력행사가 수반될 경우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일본은 ‘존립 위기 사태’가 선포되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즉 무력 개입이 가능해진다. 일본 총리가 공개적으로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내정 간섭이자 국제법을 위반한 발언”이라고 항의했으며, 쉐젠 주일 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한 극단적 표현까지 남겨 논란이 커졌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15일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리며 일본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도 “현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숙박 및 유통업계는 아직 뚜렷한 변화는 없다고 전했지만,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고객 중 중국인 비중이 약 30%에 달하는 한 대형 호텔 관계자는 “단체 취소는 다음 주 이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 관계자 역시 “올해 2분기 면세 매출의 58%가 중국인 고객이었다”며 매출 변동 가능성을 우려했다.
여행 산업 전문가인 야지마 도시로 니혼대 교수는 “관광은 국가 간 마찰 시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되기 쉽다”며 “다만 최근 중국에서 개인 여행객이 크게 늘어 여행 자제 요청이 어느 정도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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