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네덜란드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업 넥스페리아를 둘러싸고 설전(舌戰)을 이어갔다. 다음 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관영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빈센트 카레만스 네덜란드 경제부 장관의 최근 인터뷰 발언으로 중국은 극도의 실망감과 강렬한 불만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는 카레만스 장관이 지난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넥스페리아 사태와 관련한 결정에 후회가 없으며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한 데 대해 중국 측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상무부 대변인은 카레만스 장관의 발언을 "시시비비를 혼동하고 사실을 왜곡하며 남의 의견을 듣지 않고 고집을 부린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결정 방식에 대해서 "경솔한 조치일 뿐만 아니라 극도로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네덜란드 측의 부당한 개입은 세계 반도체 생산·공급망의 동요와 혼란을 초래한 악의 근원"이라며 "네덜란드는 문제해결을 위한 실질적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경제부 고위급 대표단이 사태 해결을 위해 다음 주 중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상무부는 대화의 전제 조건을 제한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네덜란드 측이 건설적 방안을 갖고 오기를 바라며 새로운 문제와 갈등을 만드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며 "네덜란드 측이 중국 측과 성실히 협력하려는 의지를 진정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본사를 둔 넥스페리아는 중국 최대 스마트폰 조립업체인 윙테크가 2019년 36억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넥스페리아 사태는 지난 9월 말 네덜란드 정부가 '부적절한' 경영관리를 이유로 '상품 가용성 법'을 처음 발동해 장쉐성 윙테크 회장의 넥스페리아 지배권을 박탈하는 비상조치를 내리면서 불거졌다. 이에 중국이 자국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되는 넥스페리아 제품 수출을 금지하며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칩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이어 지난달 말 미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이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하면서 중국도 넥스페리아 칩 수출금지를 풀어 개별 기업 단위로 허가를 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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