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노출 외에는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던 갑상선암의 발병 위험을 운동으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는 명승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보건AI학과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 연구팀이 2010∼2024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코호트 연구 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9편의 코호트 연구 논문을 선정하고 메타분석을 시행했다. 분석에 포함된 총 연구대상자는 276만4014명, 그 중 갑상선암 환자는 1만5166명이었다.
9편을 모두 종합해 분석한 결과에서는 운동과 갑상선암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없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시행된 연구 중 2015년 이후에 발표된 연구와 연구의 질이 높은 논문만을 추려 메타분석한 결과, 운동은 갑상선암의 발생을 19~25%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은 수년째 한국인의 암 발생률 1위에 오르고 있지만 ‘착한 암’이라는 인식 탓에 위중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해에만 약 3만4000명의 환자가 나왔다. 전년대비 발생건수가 4.8% 줄었지만 신규 암 발생자 28만2047명 중 가장 많은 12.0%를 차지했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 비중이 높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갑상선암은 방사선 노출 이외에 밝혀진 원인이 많지 않다. 운동은 물론 대다수 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흡연, 음주, 비만과 같은 생활습관도 갑상선암 발생과의 연관성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명 교수는 "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생활습관 중에서도 운동의 경우 2013년 유럽역학저널에 발표된 메타분석을 통해 갑상선암과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며 "이후 10여 년간 추가 코호트 연구들이 발표돼 새롭게 메타분석을 시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운동이 갑상선암 발병 위험을 떨어뜨리는 배경에 대해서는 몇 가지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 명 교수는 "운동이 갑상선 세포의 증식을 자극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에스트로겐, 인슐린 및 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농도를 낮추거나 만성 염증을 줄임으로써 갑상선암의 발생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2015년 이후 발표된 연구 논문에서만 운동과 갑상선암의 관련성이 관찰된 이유는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연구팀은 메타분석 결과가 상반되게 나온 만큼,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명 교수는 “3편의 아시아 연구는 2022년에 발표됐고, 타당성이 입증된 국제육체활동설문지(International Physical Activity Questionnaire)를 이용한 연구는 2020년과 2022년에 발표됐다"며 "서양인을 대상으로 국제육체활동설문지를 이용해 질적 수준이 높은 코호트연구를 시행함으로써 이번 결과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SCIE 국제학술지인 국제임상종양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온라인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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