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한 수족관에서 14년 동안 햇빛과 신선한 공기를 한 번도 접하지 못한 펭귄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복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하·실내에 마련된 좁은 공간에서 젠투펭귄 15마리를 사육한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영국 국회의원 70명 이상이 정부에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런던 템스강 인근 ‘시라이프 런던 아쿠아리움’에는 젠투펭귄 15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들이 자연광과 신선한 공기를 전혀 받지 못한 채 ‘지하 수준의 밀폐 공간’에 갇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펭귄 한 마리 ‘폴리’는 2011년 전시가 시작된 이후 14년째 이곳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원서에는 “수조 깊이가 약 2m에 불과해 야생에서 180m 가까이 잠수하는 젠투펭귄의 자연 행동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사회적·신체적 욕구가 박탈된 환경”이라는 비판이 담겼다. 해당 청원에는 현재 3만7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영국 국회의원 70명 이상이 환경식품농촌부(DEFRA)에 공동 서한을 보내 “펭귄을 자연 행동·생리적 특성에 더 적합한 시설로 옮길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노동당 데이비드 테일러 의원은 “돈 때문에 동물의 권리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고, 자유민주당 대니 체임버스 의원도 “신선한 공기와 자연광을 빼앗는 것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유명 환경운동가 크리스 패컴도 지난달 수족관 앞 시위에 참석해 “15마리 펭귄이 햇빛 없이 지하에 감금돼 있으며 그중 한 마리는 14년째 이곳에 갇혀 있다”고 주장하며 즉각 개선을 요구했다.
반면 수족관 측은 “펭귄은 지하가 아닌 1층 시설에 있으며, 수의사와 펭귄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설계된 환경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이 펭귄들은 대부분 인간의 보호 아래 길러져 야생 방류는 안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DEFRA 대변인은 CNN에 “정부는 최고 수준의 동물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동물원 관리 기준을 강화했다”며 “젠투펭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최적의 환경에서 보호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lia@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