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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1만 9000명인데 "영어 몰라요"…유네스코 메일 '읽씹'한 이유 알고 보니

MBC 보도화면 캡처




서울시가 유네스코 자문기관의 권고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받고 "영어 원문이라 의미를 파악할 수 없어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고 회신한 사실이 전해졌다.

14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올해 3월, 서울시의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보고서를 검토한 뒤 외교 문서를 통해 해당 계획이 종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며 계획 전체에 대한 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이 요청 사항은 3월 12일 국가유산청에 접수됐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4월 7일, 원본 문서와 함께 권고사항을 조치하라는 공문을 서울시에 보냈다.

그런데 서울시는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이유는 ‘영어 해석’이었다. 서울시가 4월11일 국가유산청에 회신한 공문을 보면 서울시는 “종묘 관련 이코모스 검토의견서가 영어원문으로 작성돼 전문분야인 문화재 관련 사항에 대한 정확한 의미 파악을 할 수 없어서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에 국문으로 번역된 이코모스 검토의견서 회신을 요청하오니 외교문서임을 감안해 적극 협조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본청 공무원만 1만 9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지자체가 영문 문서 파악이 어렵다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제시한 것이다.



결국 국가유산청은 5월 24일 해당 문서의 주요 내용을 한글로 정리해 서울시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회신을 하지 않자 넉달 뒤인 9월 23일 ‘권고사행 이행의 적극적인 협조와 방안 마련을 다시 당부드린다’라며 재차 서울시에게 공문을 보냈으나 역시 별다른 조처를 받을 수 없었다.

이후 한 달 뒤인 10월 30일, 서울시는 세운4구역에 들어설 건물의 최고 높이를 기존 종로 변 55미터, 청계천 변 71.9미터에서 각각 71.9미터, 141.9미터까지 변경하도록 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 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을 고시하며, 기존 계획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극우인사 모스탄에게 영어 메일까지 보내던 서울시가 종묘 관련 이코모스 검토의견서에 갑자기 ‘선택적 영어 문맹’이 됐다”며 “무능을 넘어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시민을 기만하는 행태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판단할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문화재는 전문 분야니 국가유산청에 정확한 해석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세운 4지역은 19년간 13번의 문화재 심의를 받아왔고, 종로 일대의 슬럼화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유산청과 주민 등 관계주체들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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