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이 하루에만 중남미 4개국과 무역합의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제품 등에는 상호관세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니 지방선거' 참패로 장바구니 물가가 시급한 현안이 되자 커피, 바나나, 소고기, 의류 등을 생산하는 이들 국가와 무더기 무역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평가된다.
13일(현지 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백악관은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 4개국과의 상호무역협정 프레임워크 공동성명을 문서화해 게재했다.
우선 아르헨티나와의 문서에는 '양국은 소고기 무역에 대한 상호 시장접근성을 개선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담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국에서 육우 사육 두수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며 소고기 값이 급등,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고 짚었다. 이 외에 아르헨티나는 특정 의약품, 화학물질, 기계, 정보기술(IT) 제품, 의료 기기를 포함한 미국 상품 수출에 대한 우선적 시장 접근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와의 문서에서는 '미국 내에서 충분한 양으로 재배, 채굴, 생산될 수 없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산 대미 수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철폐하고 미-중미 자유무역협정(CAFTA-DR)에 따른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섬유, 의류 등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아울러 에콰도르와의 문서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세부안을 확정한 뒤 서명과 국내 절차를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보통 주요국과 정상회담을 하거나 무역협상을 한 뒤 무역합의 프레임워크를 발표하던 백악관이 하루에만 4개국과의 합의문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 중남미 국가들은 미국에 소고기, 커피, 바나나, 의류 등을 주로 수출하는 국가다. 관세를 철폐함으로써 이 같은 생필품 및 준생필품 물가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조치로 평가된다.
실제 최근 뉴욕시장,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면서 생활비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직후에는 '나는 유가를 기록적으로 낮추는 등 생활비를 낮췄지만 공화당 출마 주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해 선거에서 졌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이에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고 있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생활 물가 낮추기를 적극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12일 폭스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재배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중대한 발표가 향후 며칠 간 있을 것"이라며 "커피가 그 중 하나이며 바나나와 다른 과일 같은 것들이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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