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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필리버스터는 사회주의 디스토피아 막는 방벽

마크 시센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민주당 상원 장악하면 좌경화 위험

국가제도 안전장치는 필리버스터뿐

폐지땐 공화당 배제, 자해행위 말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상원 공화당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필리버스터를 폐지해 재적의원 과반수의 동의만으로 정부 셧다운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제 공화당이 꼭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할 시간이며 그 일은 필리버스터를 폐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해내지 않는다면 공화당은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판단은 대체로 옳지만 이번은 완전히 틀렸다. 필리버스터 폐지는 민주당에 미국을 조란 맘다니의 영향을 받은 급진적 사회주의 국가로 재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된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필리버스터가 사라진 상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를 가상해보라.

민주당은 상원·하원, 선거인단 및 법원을 자당에 유리하게 재편함으로써 정권 장악력을 공고히 할 것이다. 분명 워싱턴 DC를 주로 승격시켜 상원 의석 두 석을 무난히 추가할 것이다. 여기에 푸에르토리코까지 주로 편입시켜 민주당 성향의 상원 의석 두 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늘어난 의석은 위태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원을 민주당 쪽으로 기울게 만들 것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정원 확대를 통해 하원 장악력을 키울 수 있다. 하원 의석은 인구에 따라 배분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구가 많은 민주당 성향의 주들이 더 많은 의석을 얻게 된다. 게다가 민주당은 공격적인 게리맨더링을 통해 깨지지 않을 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민주당의 선거인단 재편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선거인단 규모는 각 주 상하원 의원 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민주당 강세 주의 선거인단 숫자 또한 늘어날 수 있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로 저지당했던 연방 선거법의 전면 개편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필리버스터라는 방벽이 제거되면 민주당은 모든 주에 유권자 자동 등록 및 당일 등록을 의무화하고 선거일로부터 최대 10일 뒤에 도착한 우편투표를 인정하며 제3자에 의한 투표용지 수거를 허용하고 잘못된 선거구에서 투표한 표도 집계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공화당은 이에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민주당은 틀림없이 필리버스터가 사라진 상원을 통해 연방대법관을 최대 여섯 명까지 증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대법원을 확대 재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통해 민주당은 헌법적 권한의 과도한 확장을 옹호해줄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대법원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일단 민주당이 정치적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면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로 막혀 있던 모든 사회주의적 입법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된다. 그린 뉴딜, 전 국민 의료보험, 대학 등록금 면제, 수정헌법 2조에 대한 제한, 국경 불법 통과의 비범죄화 등. 필리버스터가 없다면 민주당은 이처럼 공화당과의 절충이나 양보 없이 원하는 모든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트럼프는 필리버스터를 없애면 공화당이 그들의 어젠다를 마음대로 입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필리버스터가 없어진다면 민주당은 상원에서 사실상 트럼프가 올린 모든 성과를 되돌리고 맘다니가 뉴욕에서 추진할 급진적 어젠다를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다.

설령 공화당이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정권을 되찾는다 해도 민주당이 만든 변화를 손쉽게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미국 역사상 주의 지위가 철회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고 대법관이 강제로 해임된 사례 역시 전무하다. 그리고 큰 정부는 한 방향으로만 작동하는 톱니바퀴와 같으므로 민주당이 통과시킨 새 복지 정책은 결코 폐지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민주당의 지속적인 초당적 협력 거부에 분노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급격히 좌경화된 정당에 그들의 어젠다를 마음껏 추진하고, 공화당을 권력에서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은 공화당뿐 아니라 공화국 전체에 치명적인 자해 행위가 될 것이다.

필리버스터는 민주주주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제도적 안전장치로 정치적 중도성과 국가의 안정성을 지켜왔다. 이는 제임스 매디슨이 경고했던 다수의 폭정을 막기 위한 장치로 일정 수준의 타협과 초당적 협력을 요구함으로써 균형을 유지해왔다. 이 안전장치를 제거하는 것은 극단주의에 면허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단순한 당파적 투표만으로 국가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게 되고, 공화당은 의회나 백악관을 재장악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공화당은 결코 필리버스터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 필리버스터를 없애면 미국의 회복은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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