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험생들에게 배부된 이른바 ‘살구색 샤프’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시험장에서는 유미상사의 ‘E미래샤프’가 지급됐다. 올해 색상은 연한 주황빛의 샤프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살구색 샤프’로 불린다.
수능 전용 샤프는 2006학년도부터 매년 새롭게 제작돼 배부된다. 조기 진학자나 재수생을 제외하면 1987년생부터 지금까지 모든 수험생이 수능 샤프를 경험한 셈이다. 평가원은 시험 당일 입실 후 샤프를 일괄 지급하며, 시험 중에는 반드시 이 샤프만 사용해야 한다. 개인이 가져온 샤프는 사용할 수 없지만 개인 샤프심(흑색·0.5mm)과 흑색 연필은 지참해 사용할 수 있다.
전용 샤프 제도는 2005학년도 수능에서 발생한 휴대전화 부정행위 사건 이후 도입됐다. 당시 일부 수험생이 비슷한 색상의 샤프에 카메라를 부착한 채 부정을 시도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평가원은 색상까지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안 강화를 시작했다.
샤프 공급 업체는 매년 중순 조달청 입찰을 통해 선정된다. 초창기에는 유미상사의 ‘미래샤프’가 5년간 사용됐고 이후 바른손 ‘제니시스’가 선정됐다. 하지만 2011학년도 샤프가 ‘심이 잘 부러진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1년 만에 다시 유미상사 제품으로 변경됐다. 이후 고무 패킹 두께 등 문제로 동아연필 ‘XQ세라믹Ⅲ’가 사용되기도 했고, 최근까지 유미상사의 ‘E미래샤프’와 제노에스앤디 ‘챌린지’가 번갈아 채택되고 있다.
수능 샤프는 매년 색상이 달라지며, 2006년 이후 한 번도 같은 색이 반복된 적이 없다. 평가원 관계자는 “부정행위 방지가 목적이라 과거와 중복되지 않는 색상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색상 흐름을 보면 △2006~2010년은 파랑·회색·검정 계열, △2011~2014년은 하늘·청록·연두 등 밝은 색, △2015~2019년은 분홍·민트 등 파스텔톤, △2020년은 에메랄드, △2021~2024년은 흰색 기반 투톤(검정·하늘·노랑·초록), △2025년에는 민트색이 사용됐다.
일부 수험생들은 실제 시험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같은 모델의 샤프를 미리 구입해 연습하기도 한다. 유미상사 ‘E미래샤프’는 시중 정가 1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중고 거래에서는 웃돈이 붙어 판매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서울대 의대 합격생이 사용했다는 2025학년도 샤프가 4만5000원에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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