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곰이 벽에 반복적으로 머리를 들이받는 정형 행동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정형 행동은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이상 행동으로 시설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유모 씨는 최근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제출한 민원을 통해 "코끼리, 곰 등이 정형 행동을 반복하더라"며 "특히 곰이 벽에 지속적으로 머리를 박는 행동을 해 안타깝고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유 씨는 "집에 와서 찾아보니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정신 질환이라고 한다"며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은 시설의 한계를 인정했다. 대공원 측은 "현재 코끼리, 곰 등이 지내는 맹수마을은 2009년 리모델링됐으나 당시는 동물 복지보다 시민 관람 편의성을 우선해 지어진 시설이어서 동물 생육 환경을 제대로 구현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 생육 여건에 맞는 환경 제공은 전면 재조성을 통해 가능하므로 재조성 전까지 동물 행동 풍부화와 긍정 강화 훈련 등 동물 복지 프로그램을 지속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공원 측은 정형 행동의 특성상 치료가 어렵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형 행동은 한번 발생하면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나타나는 등 치료가 어려운 경향이 있다"며 "그럼에도 매일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정형 행동 발생을 줄이고 다른 고유 행동을 유도하며 선호하는 특별식을 제공하고 정기 건강 검진을 통해 동물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등 동물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공원 측은 동물원 재조성 사업을 앞당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노후하고 열악한 동물사 환경 개선을 위해 당초 2030년 이후로 예정됐던 동물원 재조성 사업이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진행 중"이라며 "어린이 교육 중심 생태 동물원으로 개선해 동물들이 행복한 도심 속 동물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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