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위 있다고 해서 수능 포기하고 나옴! 윤어게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3일 1교시 국어영역 종료 직후 시험을 포기하고 시험장을 떠난 사례들이 곳곳에서 보고됐다. 건강 악화 등 불가피한 사유도 있었지만 집회·게임 등을 이유로 한 황당한 포기 사례도 이어졌다.
이날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전주시의 한 고사장에서는 1교시 시험 도중 한 수험생이 공황장애 증세를 보이며 시험을 중단했다.
예비시험실로 이동해 안정을 취했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심리적 압박과 긴장 때문에 공황 증상이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수능 포기' 인증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커뮤니티에는 '수능 포기하고 나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글쓴이는 “오늘 시위 있다고 해서 그냥 포기했다"며 "윤어게인”이라고 적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수험생이 집회 참석을 위해 시험을 중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게임을 하기 위해 시험장을 떠났다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들은 ‘2026학년도 수능 시험 포기 확인증’ 사진을 함께 올렸다. 수능을 중도 포기하려면 시험 포기 확인서를 작성해 서명한 뒤 수험표와 휴대전화를 돌려받고 퇴실할 수 있다.
이미 수시 전형으로 대학 합격이 확정돼 경험 삼아 시험을 보러 왔다가 조기 퇴실한 경우도 있었다.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는 수험생 2명이 시험 시작 약 2시간 만에 학교 정문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두 학생은 수시 합격 상태였으며 “경험 삼아 시험을 보라”는 부모 권유로 시험장에 왔다고 밝혔다.
두 사람 중 A군은 한 언론사에 “최대한 오래 버티려 했지만 너무 배가 고파서 나왔다”며 “1교시 국어 시험이 끝나고 시험본부로 가서 각서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함께 나온 B군도 “전날 잠을 못 자 너무 피곤하다. 집에 가서 다시 자겠다”고 말하며 퇴실했다.
수능을 중도에 포기하고 시험장을 떠난 경우 해당 시험은 모두 무효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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