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창단 70주년을 맞는 KBS교향악단이 정명훈 지휘자와 함께하는 말러 시리즈를 이어간다.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스티븐 이설리스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참여하고, 피아니스트 이혁·이효 형제 등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이 협연 무대도 마련한다.
12일 KBS교향악단은 2026년 정기 공연 및 기획공연 일정을 발표했다. 마에스트로 올해에 이어 말러 교향곡 1·2번을 선보였던 정명훈은 내년 4·5번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크리스티아네 카르크와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함께 무대에 올라 말러 가곡과 교향곡을 한 프로그램 안에 담는 특별한 시도를 선보인다. 정명훈은 이외에도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모음곡 등을 지휘한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콘서트 버전은 이번 시즌의 백미다. 1997년 ‘오텔로’로 국내 최초 콘서트 오페라 형식을 선보였던 그는 29년 만에 다시 오페라 무대에 올라 카르멘의 열정과 비극을 오케스트라 중심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알리사 콜로소바(카르멘), 갈레아노 살라스(돈 호세), 김순영(미카엘라), 김병길(에스카미요) 등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한다.
거장 지휘자들도 각자 대표 레퍼토리로 무대를 채운다. 엘리아후 인발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3번 ‘바비 야르’를 지휘하며 시대의 비극을 묵직하게 풀어낸다. 마렉 야노프스키는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으로 정통 독일 사운드를 전하고, 피에타리 잉키넨은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6·7번으로 북유럽 특유의 정서를 펼쳐낸다. 또한 요엘 레비가 말러 교향곡 제6번을,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을 지휘하며 다채로운 색채의 교향악 무대를 선보인다.
세계 정상급 협연진의 참여도 돋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시즌의 문을 열고, 2021년 쇼팽 국제콩쿠르 우승자 브루스 리우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협연한다.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는 슈만 첼로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짐머만은 월튼 바이올린 협주곡을 통해 각자의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도 대거 무대에 오른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은 야노프스키의 지휘로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선보인다. 올해 쇼팽 콩쿠르에서 선전한 피아니스트 이혁·이효 형제는 풀랑크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으로 호흡을 맞춘다. 또 롱 티보 콩쿠르 우승자 김세현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협연하며 섬세한 감성과 기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즌의 대미는 장한나가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으로 장식된다.
2026 정기연주회 시즌 패키지는 12월 9일, 기획연주회 패키지는 12월 18일 오후 2시 NOL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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