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에너지로 분류되는 '인공태양' 상용화를 위한 연구소 설립 공모 절차가 막바지에 돌입한 가운데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들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 지고 있다. 연구시설을 유치할 경우 직접 근무할 연구인력만 2000명에 달하고 300개 기업 유치와 1만 개 일자리 창출이 전망되는 등 지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과기부는 13일까지 유치계획서를 접수하고 14~20일 사전 실무 현장조사 등을 거쳐 이달 안에 최종 선정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이 사업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인공태양은 바닷물 속 수소를 원료로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대용량의 핵융합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무한 청정에너지 생산 장치다. 이번 사업에는 한국형 혁신형 핵융합로 구현 7대 핵심 기술 개발 3500억 원, 핵심 기술 실증을 위한 5대 핵심 연구 실증 기반 구축 8500억 원 등 2027년부터 2036년까지 총 1조 2000억 원(추정액)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전남도는 유치전에 가장 적극적이다. 도는 이번 공모사업 유치를 위해 2021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으로, 관·산·학·연 협력 포럼과 7개 사 업무협약 등 단계별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달 30일에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에서 나주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산·학·연 기관과 함께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핵융합에너지 기술의 핵심 거점 도약을 다짐했다.
전남도는 인공태양 연구시설 부지 후보지인 나주시를 연구·산업 생태계를 모두 갖춘 최적지로 손꼽는다. 에너지밸리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교육·문화·의료 인프라가 잘 조성된 우수한 정주 여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지진이나 자연재해의 피해가 없고, 단단한 화강암 지반과 넓게 확장 가능한 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 방사광가속기 유치 준비 시 지반에 대한 안정성도 검증받은 점도 장점으로 내세운다.
국내 유일의 에너지 특화 대학인 켄텍, 한전을 비롯한 670여 개 전력 기업이 밀집해 에너지 분야 연구·산업 생태가 완비돼 있다는 점에서도 타 지역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전남도의 설명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도는 오랫동안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를 위해 체계 적으로 준비해왔다”며 “과거 방사광가속기 공모 경험을 토대로 이번 사업을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경북 포항시는 핵융합에너지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시설 유치 타당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3·4세대 포항가속기연구소와 포스텍,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풍부한 연구·개발 기반을 갖추고 있고, 특히 핵융합에너지 발전의 주원료인 바다와 인접해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전북도는 군산시 새만금 산업단지 일원을 후보지로 세우며 본격 대응에 나섰다. 새만금은 50만 ㎡ 이상 단일 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드문 후보지로, 진입로·전력·상하수도를 비롯한 기반시설도 완비해 공모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전북은 새만금에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2캠퍼스를 유치해 미래 청정에너지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KFE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도 군산에 들어와 있는 만큼 기관의 집적화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있는 대전시는 지난 2월 국내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핵융합에너지 기업과 ‘핵융합산업 협력 국제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는 등 이번 유치전에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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