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아파트 경매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자 공매 시장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세입자 인도 명령 제도가 없는 데다 소송을 따로 진행해야 하는 만큼 권리 분석이 어렵지만 그만큼 진입 장벽도 높아 경쟁률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공매사이트 온비드에 올라온 서울 아파트 매물을 분석한 결과, 서울 토허구역 지정 이후인 10월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3주간 개찰이 진행된 매물 중 유찰된 건은 127건, 낙찰 건은 18건으로 나타났다. 유찰 대비 낙찰 비율은 14.2%다. 이는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19일까지의 낙찰 비율 1.6%에 비해 8.9배 늘어난 수치다.
토허구역 시행 직전이나 전년 동기와 비교해봐도 이 비율은 수 배 이상 높다. 토허구역 시행 직전 3주(9월 28일~10월 19일)동인 유찰 건수는 31건, 낙찰 건수는 2건에 불과했다. 유찰 대비 낙찰 비율은 6.5%다. 지난해 10월 20일~11월 7일은 유찰 93건, 낙찰 5건으로 5.3%에 그쳤다.
이처럼 공매 시장 인기가 높아진 이유는 토허구역 지정 이후 경매 시장 경쟁률이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0월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3주간 서울 아파트 경매가 136건 진행된 가운데 이 중 경매가 중지되거나 취하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매물(104건)이 낙찰됐다. 유찰된 건수는 단 2건에 불과했다.
지난달 27일 광진구 자양동 현대6차 아파트는 감정가 9억 6200만 원 대비 31% 높은 12억 5897만 7777원에 낙찰됐다. 이는 2순위(12억 3100만 원)와의 가격 차이는 2.91%에 불과했다. 응찰자도 22명에 달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경매 시장으로 수요가 물리면서 강남 3구와 용산구, 광진구, 성동구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매시장은 아직까지 ‘블루오션’으로 분류된다. 지난달 27일~29일 입찰이 진행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포레디움아파트는 감정가 5억 1600만 원에도 불구하고 4억 2165만 원에 낙찰됐다. 단 1명만 입찰해 감정가의 82% 값에 매물을 손에 쥐었다. 지난달 21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현대팰리스는 감정가 6억 9100만 에 책정된 반면 실제 낙찰가는 감정가의 반값도 안 되는 3억 4211만 원에 결정됐다. 이 역시 입찰자 수는 단 한 명이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공매는 경매와 달리 세입자 인도 명령 제도가 없어 직접 세입자와 소송을 하든지, 이사비 등을 협의해서 내보내야 하는 점에서 문턱이 높다”며 “낙찰 비율 자체는 여전히 경매에 비해서 낮지만 토허구역 확대 후 8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공매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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