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출신의 20대 여성이 자신이 18년 전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영국 실종 아동 ‘매들린 매캔’이라고 주장했다가 오히려 피해자 가족을 괴롭힌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레스터 형사법원은 이달 7일 실종된 매들린 매캔의 부모를 상대로 괴롭힘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율리아 반델트(24)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배심원단은 더 무거운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평결했지만 괴롭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2007년 5월 당시 3세였던 매들린 매캔은 포르투갈 휴양지 프라이아 다 루스에서 휴가 중이던 부모가 식사하러 간 사이 숙소에서 사라졌다. 이 사건은 유럽 전역의 주목을 받았고, 수차례 재수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2022년 폴란드 출신의 여성 반델트가 “내가 매들린 매캔이다”라고 주장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실종된 매들린이라며 주장을 이어갔고, 후원자까지 모았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한때 100만 명을 넘기도 했다.
그는 영국과 폴란드, 포르투갈의 실종자 단체와 경찰, 인터폴, 심지어 매캔 가족에게까지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 2023년에는 미국의 유명 토크쇼 '닥터 필(Dr. Phil)'에 출연해 자신이 매들린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2023 년 6월 그는 매들린의 아버지 제리 매캔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매들린의 여동생 아멜리에게는 수십 통의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부터는 매들린의 어머니 케이트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연락을 시도했다. 심지어 지난해 4월에는 매들린의 어머니 케이트에게 하루 동안 60차례 이상 전화나 문자를 보냈고, 같은 해 12월에는 케이트의 집 앞에서 기다리며 DNA 검사를 요구했다.
결국 반델트는 올해 2월 경찰에 체포됐다. DNA 검사 결과 그는 매들린 매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은 반델트에게 이미 구속 상태로 재판받은 기간이 6개월에 해당한다며 추가 복역 없이 형기를 마친 것으로 간주했다. 또한 매캔 가족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고, 영국 정부 결정에 따라 향후 추방 시기 등이 정해질 예정이다.
매캔 부부는 평결 후 성명을 내 "유죄 평결에도 전혀 기쁘지 않다"며 "반델트가 적절한 보살핌과 필요한 지원을 받기를 바라며 취약함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악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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