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 알바니아 국경 동굴에서 무려 11만 마리의 거미가 만들어낸 초대형 거미줄이 발견돼 학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진은 이 거미줄의 면적이 106㎡(약 32평)에 달해 지금까지 관측된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매체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사피엔티아-트란실바니아 헝가리 대학교 생물학자 이슈트반 우라크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지하생물학(Subterranean Biology)’에 해당 분석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은 황산 부식으로 생성된 유황 동굴 내부에서 수천 개의 깔때기 형태 거미줄이 서로 겹겹이 연결된 채 거대한 구조물처럼 형성된 집합체를 발견했다.
특히 이 구조물은 단일 종이 아닌 두 종의 거미가 공동으로 만든 집단 거미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이다. 연구진 분석 결과 첫 번째 종이 약 6만9000마리, 두 번째 종은 약 4만2000마리 이상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종(異種) 거미가 공동 거미줄을 형성한 최초의 기록 사례”라는 설명도 나왔다. 연구진은 빛이 전혀 없는 유황 환경 속에서 두 종이 생존을 위해 공존 전략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지하 생태계에서의 새로운 사회적 협력 모델”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자연 환경이 생명체의 적응 방향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자, 지하 생물생태 연구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구팀은 “자연계에는 인간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생태적 협력과 생존 전략이 무수히 존재한다”며 “이번 사례는 우리가 알고 있던 ‘거미는 고립형’이라는 통념조차 다시 보게 만드는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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